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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가을바람이 불던 7일 경기도 안산 상록구 안산호수공원축구장의 농구장. 정명광 한양대유학생국제교회 목사가 응원용 수술 등의 도구를 들고 필리핀 유학생들과 농구 시합을 벌이는 중국인 유학생들을 힘껏 응원하고 있었다. 곁에 있던 중국인 유학생들도 정 목사의 337 박수에 합류해 응원했다.
인근 축구장에서는 태국과 러시아, 나이지리아와 우즈베키스탄의 축구 예선 경기가 열리고 있었다. 또 다른 곳에서는 그림대회에 참가하는 외국인 어린이들이 도화지에 크레파스 색연필 등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곳곳에는 참석자들을 위한 떡볶이 김밥 과자 음료수 등 다양한 먹거리가 마련됐다.
이날 안산시기독교총연합회(안기총)·안산시이주민선교연합회(연합회)가 주최·주관한 ‘2023년 제3회 안산시 다문화 가을 운동회’가 열렸다. 유학 노동 다문화가정 등 다양한 이유로 안산과 화성 등에 머무르고 있는 19개 교회의 외국인 600여명이 참석했다. 연합회는 외국인들이 한국에서의 노고를 잠시 잊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록 농구 피구 축구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과 레크리에이션, 기념품 등을 마련했다.
참석자들은 스포츠 활동을 하며 그리스도 안에서 참된 교제를 이룰 수 있음에 기뻐했다. 정 목사는 “오늘 한양대 안산캠퍼스에 유학 중인 중국인 20여명과 함께 왔는데 복음을 알지 못하는 중국인과 접촉할 수 있는 좋은 기회 같다”고 말했다. 십 년간 중국 선교를 펼치다 2018년 중국 당국에 의해 추방된 이후 유학생 사역을 펼치는 그는 “외국에서 선교하는 것보다 훨씬 조건이 좋다. 선교 현장을 확인한 지역 크리스천의 동역도 이뤄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음 달 추수 감사 주일에 세례받기로 예정된 중국인 오세항(23)씨는 연신 미소가 가득했다. 한양대 안산캠퍼스에 재학 중인 오씨는 “여러 나라 사람들과 교제하며 문화를 접할 좋은 기회”라며 “오늘 교제의 시간을 가지며 교회 형제자매들과도 더 가까워지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축구 경기에 참여한 네팔인 임마누엘 수항(36)씨도 “화성의 한 중견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스포츠 활동을 즐길 기회가 생겨서 감사하다. 한국에 사는 다른 외국인과도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고 전했다.
2021년 첫 다문화 운동회를 개최한 연합회는 엔데믹을 맞아 대규모 행사로 세 번째 운동회를 기획했다. 심재근 연합회장은 “안산에는 100여개 8만여명(최대 10만명까지 추정)의 이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교계 관심은 부족한 편”이라며 “시간과 재정을 들여 해외 선교를 하는 것보다 우리 곁에 있는 이주민을 대상으로 선교한다면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 관심조차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짚었다. 심 회장은 스포츠 활동을 통해 이주민들이 한국에서 잘 적응하도록 돕고 한국교회의 연합됨을 나타내는 계기가 기대했다.
남윤국 안기총 회장도 “한국의 이주민을 하나로 모으는 행사가 되길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곁에 있는 외국인에게 복음을 전하고 잘 훈련하고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교회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안산=글·사진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