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은 이란의 여성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51)에게 돌아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모하마디가 이란 여성에 대한 압제에 저항하고, 인권과 자유를 위한 투쟁에 앞장섰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위원회는 “모하마디는 이란의 여성 억압에 맞서 싸우고 모든 사람의 인권과 자유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모하마디는 지난 200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시린 에바디(76)가 이끄는 인권수호자 센터의 부회장을 맡으면서 여성의 인권과 이란의 민주주의를 위한 운동을 이끌어왔던 인물이다.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모하마디는 이란 정권에 의해 13번 체포되고 5차례 유죄 판결을 받았다. 모하마디는 2019년 반정부 시위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2021년 열린 거리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뒤 현재까지 테헤란 에빈 교도소에 수감중이다. 에빈 교도소는 인권 침해로 악명높은 이란의 수용 시설이다.
베르트 레이스 안데르센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이 상은 무엇보다 이란에서 벌어지는 모든 운동의 매우 중요한 업적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하마디의 형량은 도합 31년의 징역형, 154대의 태형이었다”며 “내가 지금 발표하는 순간에도 옥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수상자를 포함해 평화상을 받은 개인은 111명이다. 모하마디가 올해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역대 수상자 중 여성은 19명이 됐다. 이란 여성 운동가가 노벨 평화상을 받은 것은 2003년 시린 에바디 이후 두 번째다.
과거 구금 상태로 평화상을 받은 사례는 4차례 있었다. 벨라루스 활동가 알레스 비알리아츠키,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 미얀마 정치인 아웅 산 수 치, 독일 평화주의자이자 언론인 카를 폰 오시에츠키 등이다.
모하마디 가족은 인스타그램에 “수상의 영광이 모든 이란인의 것이며 특히 자유와 평등을 위해 싸우는 용기로 세계를 사로잡은 이란의 용감한 여성과 소녀들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소감을 대신 전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