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영끌하느라” 2분기 가계 여윳돈 1년새 24조원 감소

입력 2023-10-06 14:33

올해 2분기 가계,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의 여유자금이 지난해보다 줄었다. 특히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여유자금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더딘 소득 증가세보다 부동산 투자가 많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2분기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2분기 순자금 운용액은 28조60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2분기(52조90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주체가 사용할 수 있는 여유자금을 말한다. 예금·보험·연금·주식 등을 포괄하는 자금 운용액에서 차입금 등 빌린 돈을 뜻하는 자금조달액을 뺀 수치다.

가계 순자금 운용액 감소는 소득회복 흐름이 주춤한 가운데 주택투자 회복 등으로 여유자금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2분기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9만4000가구로 지난해(7만5000가구)보다 늘었다.

반면 가계의 국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는 지난해 24조6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했던 돈을 빼냈다는 뜻이다. 예금 등 금융기관 예치금과 보험·연금 준비금도 각각 11조1000억원, 9조5000억원 줄었다. 송재창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지원금 등 이전소득 축소로 가계 소득 회복 흐름이 다소 주춤했지만 소비 증가세는 이어지고 주택투자도 회복됐다”고 가계의 여윳돈 감소세를 설명했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