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5시17분.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프로야구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순간이다.
KBO리그 리그 2위 KT 위즈와 3위 NC 다이노스가 이날 패하며 남은 시즌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LG가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게 됐다.
이날은 LG의 휴식일이었다. KT가 KIA 타이거즈를 이겼을 때 LG 선수들은 이튿날 경기를 위해 부산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선수단 버스에서 우승이 확정되면서 우승 분위기에 다소 김이 샐 수도 있었다.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LG가 아닌 다른 팀의 경기 결과를 기다리며 우승을 맞아야 했다.
하지만 29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은 그 자체로 선수와 팬 모두 감격스러울 수밖에 없다.
올 시즌 28경기(선발 24경기)에 출장해 12승 3패 평균자책점 3.60으로 활약한 임찬규는 “휴게소에서 동료들과 악수하며 자축했다”며 “실감이 안 났다”고 말했다.
‘엘린이(LG 팬 어린이)’ 출신인 임찬규는 LG가 한국시리즈에 마지막으로 진출했던 2002년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LG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내주는 장면을 보고 울던 초등학생은 21년이 지나 한국시리즈 LG 마운드에서 직접 공을 던지게 됐다.
그는 “인생을 살아가며 (한국시리즈에 등판하는 것보다) 더 극적인 순간이 올까 싶다”며 최선을 다해 한국시리즈를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종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