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율 아빠’ 함정우 “나도 아이와 우승 트로피 들고 사진 찍고 싶다”

입력 2023-10-05 16:23 수정 2023-10-05 17:52
5일 열린 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 5언더파로 선두에 자리한 함정우가 10번 홀에서 드라이버샷을 날리고 있다. KPGA

“딸(소율)과 우승 트로피를 들고 사진 찍고 싶다.”

‘소율 아빠’ 함정우(28·하나금융그룹)가 2년만의 타이틀 탈환을 향해 쾌조의 출발을 했다.

함정우는 5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2억5000만원) 1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줄이고 버디 6개를 잡아 5언더파 67타를 쳤다.
4오버파로 부진한 호스트 최경주. KPGA

순위표 맨 윗자리에 이름을 올린 함정우는 단독 선두에 자리하며 2년 전인 2021년에 이어 대회 두 번째 우승이자 통산 3승 기대를 부풀렸다.

2년전인 2022년 3월에 KLPGA투어 프로인 강예린(27)과 결혼해 슬하에 올 3월에 태어난 딸 소율을 두고 있는 함정우는 이번 대회에는 2년전과 달리 아내, 딸과 함께 하고 있다.

함정우는 “엄마, 아빠 선수들이 줄줄이 우승하는데 이제 내 차례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프로 데뷔전을 치른 장유빈과 조우영(오른쪽). KPGA

KPGA코리안투어 ‘iMBank 오픈’에서 우승한 허인회(36·금강주택)와 지난주 KLPGA투어에서 우승한 박주영(33·동부건설)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함정우는 “오늘 생일인 듯 완전히 날았다”면서 “워낙 어려운 코스라 버디를 하려고 덤비지 않고 파만 하자고 했던 게 이렇게 많은 버디를 잡은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역대급 코스 세팅을 감안했을 때 함정우가 이날 기록한 5언더파는 예상외다. 이번 대회 러프 길이는 A컷 35mm, B컷 100mm, 페어웨이 폭은 15~25m, 그린 스피드는 3.4m로 세팅됐다.

‘선수들의 실력을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한 코스 세팅’이라는 게 토너먼트 디렉터인 KPGA 이우진 운영국장의 설명이다.
최진호. KPGA

일단 러프에 들어가면 타수를 잃는 걸 감수해야 한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함정우는 “5언더파가 우승 스코어가 될지도 모른다. 남은 사흘도 절대 덤벼서는 안 된다”고 웃어 보였다.

함정우는 올 들어 우승은 없지만 컷 탈락 한 차례도 없이 ‘톱10’에 7차례나 들 정도로 안정된 기량을 보이고 있다. 현재 평균타수 1위,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3위다.

함정우는 작년 이 대회서 통산 2승째를 거둔 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주변으로부터 ‘뒷심 부족’이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

그는 “추석 연휴 때 주변에서 그 소리를 많이 들었다. 체력보다는 내 실력이 문제다. 좀 더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면서 “예리한 아이언샷을 구사하고 싶다. 최종 라운드만 가면 약해지는 퍼트도 좀 더 가다듬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민수. KPGA

최진호(39)가 보기 1개에 버디 5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쳐 단독 2위, KLPGA 정회원 출신 아내가 캐디백을 맨 김민수(33·볼빅)이 3언더파 69타를 쳐 3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이번 대회를 통해 프로 데뷔전을 치른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조우영(21·우리금융그룹)과 장유빈(20)은 각각 이븐파와 5오버파 77타로 신고식을 마쳤다.

1번 홀(파4)에서 출발한 조우영은 5번 홀(파5)까지 4타를 잃었으나 이후 보기는 1개도 범하지 않고 버디 4개를 솎아내 잃었던 타수를 모두 만회해 공동 13위로 데뷔 라운드를 마쳤다.

반면 장유빈은 버디 3개를 잡았으나 트리플 보기와 더블 보기를 1개씩 범하고 보기를 3개 추가해 5타를 잃어 공동 77위로 라운드를 마쳤다.

대회 유일한 2승자인 ‘호스트’ 최경주(53·SK텔레콤)는 버디없이 보기만 4개를 범해 4오버파 76타를 쳐 공동 62위로 부진했다.

여주=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