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아시안게임 3연패를 목전에 뒀다. 이제 남은 상대는 ‘숙적’ 일본. 승리를 위해선 대회 초반 보여준 공격적인 플레이를 밀고 나가면서도 상대 도발에 휩쓸리지 않는 게 관건이다.
한국은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항저우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대표팀은 마지막 일전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결의에 차있다. 에이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몇 분을 뛰든 꼭 승리해서 우승하고 싶다”고 한일전에 나서는 전의를 다졌다.
앞서 우즈베키스탄과의 4강전에선 이기긴 했지만 불안한 리드를 오래 이어가며 내용적으로는 아쉬움을 남겼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5일 국민일보에 “좀 더 세밀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롱패스에 의존한 나머지 쉽사리 볼 소유권을 넘겨줬다”고 짚었다. 황 감독 역시 경기 후 “상대 페이스에 끌려가는 양상이었다. 우리가 잘하는 것을 많이 나타내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우즈베키스탄의 거친 몸싸움에 말려 부상 선수가 생긴 것도 큰 악재다. 후반 17분 측면 공격을 책임지던 엄원상(울산)이 상대의 강한 백태클에 걸려 넘어지면서 결국 교체됐다. 퇴근길엔 스태프에게 업혀서 나가면서 결승전 결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황 감독은 “몸 상태를 확인한 뒤 마지막 선택을 하겠다”고 전했다.
선수들의 군면제가 걸린 금메달과 3연패 목표에 대한 압박감도 자칫 독이 될 수 있다. 부담을 덜고 경기에 임하는 게 승리를 위한 열쇠다. 상대 플레이에 동요하지 않고 파울 관리에 신경쓸 필요도 있다. 우즈베키스탄전 막판까지 득점 기회가 여러 차례 찾아왔음에도 흥분 상태로 골 결정력이 떨어졌던 걸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한 위원은 “일본은 우즈벡보다 더 조직적인 압박으로 우리를 괴롭힐수 있다”며 “후방으로부터의 보다 침착한 빌드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표팀 합류 후 아직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이강인의 활약도 중요하다. 바레인전에서 36분, 키르기스스탄과 16강전에서 59분, 중국과 8강전에서 28분, 우즈베키스탄과 4강전에서 59분을 소화한 이강인이 결승전에선 얼마나 뛸지 이목을 끈다.
한국은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도 결승전에서 일본을 2대 1로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23세 이하 급에서 일본과의 상대 전적도 17경기 7승4무6패로 한국이 근소하게 앞선다. 다만 황선홍호는 최근 맞대결인 지난해 6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0대 3으로 완패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