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아닌 오늘 존재하는 다음세대에 집중하라”

입력 2023-10-05 15:14 수정 2023-10-05 15:22
한규삼(왼쪽) 충현교회 목사가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열린 ‘2023 국민미션포럼’에서 패널토론자로 나서 발언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챗GPT 시대’ 한국교회가 현재를 살아가는 다음세대에 집중하며, 세상에 소망을 주고, 관계 회복에 초점을 둔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일보(변재운 사장)와 사귐과섬김(공동대표 이규현 주승중 유관재 목사)이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연 ‘2023 국민미션포럼’에서다. 포럼은 ‘희망터치:챗GPT와 다음세대’를 주제로 열렸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빠르게 변하는 요즘 시대를 일컬어 ‘챗GPT 시대’라고도 한다. 이날 ‘챗GPT 시대, 다음세대를 향한 희망 터치’를 주제로 진행된 3부 행사에서는 이기용 신길교회 목사가 ‘챗GPT 시대, 다음세대 목회방안’에 관해 강연했다. 이어 김선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국교회 다음세대 희망은 어디에 있나?’를 주제로 발표했다.

두 발제 강연을 두고 한규삼(충현교회) 표영준(대구 우리동네교회) 목사와 김현아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사무국장이 패널로 나서 토론했다.
표영준(오른쪽) 대구 우리동네교회 목사가 이날 포럼에서 자신의 목회 경험을 토대로 한국교회가 다음세대에게 전해야 할 복음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한 목사는 “성경은 믿음, 소망, 사랑 중 사랑이 제일이라고 말하지만, 요즘 세상은 소망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하는 듯하다”며 “교회가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줄 건 ‘희망 고문’이 아닌, 하나님이 성경을 통해 가르쳐 주신 소망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시대의 많은 변화는 우리에게 두려움과 위협인 동시에 희망과 기회일 수 있다”며 “결국 한국교회는 하나님이 성경을 통해 가르쳐 주신 소망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붙들고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아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사무국장이 현재 다음세대가 마주한 상황을 전하며 한국교회가 다음세대에 다가가기 위해 필요한 자세를 제안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김 사무국장은 ‘세월호 참사’, 코로나19 등 연속된 재난과 마주하며 살아온 청년들에 내재한 불안과 위축의 정서를 전하며, 한국교회가 이들에게 공감과 포용의 자세로 다가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사무국장은 “다음세대는 미래에 존재하지 않고 오늘 존재한다”며 “다음세대는 교회의 미래를 위해서 우리를 논하지 말고 우리의 오늘을 위해서 교회를 바꾸라고 요청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청년들은 신앙인으로서 사회인으로서 오늘을 잘 살아내고 싶지, 다음으로 내일로 밀려나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청년들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자신들을 포용할 교회, 함께 손을 잡고 눈을 맞춰주며 자신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줄 수 있는 공동체와 교회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김 사무국장은 또 고통받는 이웃, 사회와 공감하는 교회, ‘롤모델’과 멘토를 만날 수 있는 교회를 원하는 다음세대의 외침도 전했다. 그는 “낡고 굳어버려서 청년에게 희망을 보여주지 못하는 교회라는 오명이 씻겨졌으면 한다”며 “오늘을 사는 청년들과 시선을 맞추고 서로 소통하면서 동행해주는 한국교회가 되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일보와 사귐과섬김이 이날 연 ‘2023 국민미션포럼’ 모습. 신석현 포토그래퍼

표 목사 역시 하나님, 사회 등과 관계의 단절을 겪는 다음세대가 그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표 목사는 “하나님, 세상과 단절된 세대, 그 어디에도 정붙이지 못한 세대에게 단순히 손을 잡아준다는 액션뿐 아니라 그 액션의 근거가 되는 부분을 공고히 해 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한국교회가 다음세대에 하나님과 나, 세상과 나의 관계 회복을 꾀하는 복음, 이웃과 공동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총체적 복음을 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이외에도 빠르게 변화하는 인공지능 시대에 맞춰 한국교회에 필요한 대응과 목회 현장에의 적용 방안 등이 활발히 논의됐다.

*2023 국민미션포럼 생중계 링크:
https://www.youtube.com/live/Hd2m8IkLcoE?si=BrZ_jICIMqtOr0OC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