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충장축제가 5일 오후 광주 옛 도심에서 막을 올렸다. 성년을 맞아 7080세대의 추억을 소환하고 민주화의 도시 광주에서 충장로·금남로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다양한 행사를 선보인다.
광주 동구는 “‘충·장·발·광(光)’을 주제로 개막한 2023년 충장축제가 불을 매개로 한 각종 행사를 충장로, 금남로, 5·18민주광장, 예술의 거리 등에서 9일까지 펼친다”고 밝혔다.
2004년 구도심 상권 활성화를 위해 시작된 충장축제는 그동안 7080세대의 청춘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통해 국내 최대의 도심 길거리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첫해 ‘추억의 7080 광주 충장축제’에서 2007년 ‘광주 충장로축제’, 2008년 ‘추억의 7080 충장축제’, 2014년 ‘추억의 충장축제’로 수차례 명칭을 변경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버스킹대회’로 대체한 지난해 ‘추억의 광주충장월드페스티벌’에 이어 올해는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라는 이름표를 달았다.
이번 축제는 5일 드론쇼와 불꽃쇼가 금남로 밤하늘을 수놓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시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각종 행사를 이어간다.
이틀째인 6일 3시간여 동안 활기차게 진행되는 ‘추억의 고고 나이트’ 행사에는 힙합, 테크노 등의 음악으로 전국 음악다방과 나이트클럽을 주름잡던 시대별 유명 DJ들이 총출동한다.
7일에는 매년 3월 스페인에서 내전 희생자를 기리는 전통 폭죽 의식 ‘마스끌레타’를 본떠 수천 발의 폭죽을 쏘아 올리는 행사가 처음 펼쳐진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의 현장에서 그날의 아픔을 위로하게 된다. 동구는 이 행사를 위해 스페인 현지의 축제팀을 초청했다.
8일에는 충장축제의 메인 행사인 충장퍼레이드가 금남로 등을 들썩이게 한다.
시민참여형 충장퍼레이드에는 동구 13개 동 주민들이 예술작가들과 협업해 제작한 모뉴먼트(상징 조형물)를 운반·점화하면서 ‘추억 나르다’ ‘불 사르다’를 테마로 거리행진을 벌인다.
9일 폐막식에서는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과 4개 자치구 합창단 등이 합동공연에 나선다.
축제 기간 충장로에는 조선대 미술대 재학생들과 함께 기획한 설치미술 작품 ‘추억 정원’이 만들어진다. 시민들은 저마다의 추억을 적어 준비해온 캔들(양초)을 설치미술 작품 위에 쌓아 올리면서 금남로 거리 전체를 추억의 화폭으로 꾸미게 된다.
호남 최대의 상권으로 꼽히는 충장로는 거대한 놀이판으로 변신한다. 충장로 1~5가와 예술의 거리는 춤판, 놀이판, 노래판, 수다판이 마련된다. ‘추억의 유랑단’은 충장로 일대에서 시간대별로 다양한 공연으로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문화올림픽 총감독으로 활동한 김태욱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1980년 5월의 대동정신을 계승하고 시대와 세대, 국경을 초월하는 광주다운 축제를 개최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임택 동구청장은 “성년의 연륜을 쌓게 된 만큼 더욱 알찬 행사를 준비했다”며 “해마다 10월이 되면 누구나 충장축제가 가장 먼저 떠오를 수 있도록 완성도를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