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 인사청문회서 “난 코인쟁이 아냐”… 여야 난타전

입력 2023-10-05 13:47 수정 2023-10-05 14:25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창업한 위키트리의 암호화폐 수익을 내기 위해 ‘어뷰징’(콘텐츠 오남용)을 했다는 야당의 지적을 받고 “나는 ‘코인쟁이’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위키트리에서 생성된 기사를 스팀잇이라는 곳에 넣었다. 스팀잇으로부터 어마어마한 스팀달러(암호화폐)를 받았다. 위키트리는 더 많은 코인을 받기 위해 어뷰징까지 했고, 어마어마한 코인을 축적했을 것으로 의심된다”며 “코인 지갑을 공개할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우리 회사는 스팀잇과 코인을 (거래·이동)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답했다. 문 의원은 “이것으로 돈 벌었다. 거짓말하지 말라”고 몰아세웠고, 김 후보자는 “저는 코인쟁이가 아니다. 그렇게 얘기하지 말라”고 되받았다.

김 후보자는 2009년 온라인 기반 소셜미디어 위키트리를 창업했다. 여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목된 뒤 자신의 암호화폐 매각설이 불거지자 지난달 15일 “코인을 보유하지 않았고, 거래해본 적도 없다”며 “2009년 위키트리를 창업한 뒤 독자들이 기사를 읽으면 코인 등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고민하면서 ‘메타캔버스’라는 회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가 위키트리를 창업한 뒤 암호화폐를 활용해 재산을 늘렸을 것이라는 의혹, 이 매체의 성범죄 보도 방식에 대한 여러 의혹이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됐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위키트리에서 과거 게시된 성범죄 관련 기사를 거론하며 “여성 인권이나 2차 피해는 개의치 않고 조회수만 올리면 성공한 기업이라는 마인드로 회사를 운영했다. 여가부 공직까지 맡겠다는 욕심이 과하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를 향한 야당의 압박이 강해지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방어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 간 언쟁이 벌어졌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여야 간사인 정경희(왼쪽) 국민의힘 의원과 신현영(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사진행 방식을 놓고 공방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간사인 정경희 의원은 문 의원에게 “국무위원이 될 후보자에게 답변을 틀어막으면서 끼어들지 말라고 할 것이라면 왜 불렀는가”라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어떻게 의원이 발언하는 것을 가지고 가타부타하느냐”고 되물었고, 정 의원은 “왜 가타부타 말을 못 하나.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라”고 반박했다. 양당 의원 간 고성이 오가는 과정에서 “야” “조용히 해”라는 격양된 표현이 나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