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다음세대와 소통·선교 위해 AI 생태계 선점해야”

입력 2023-10-05 13:21
이기용 신길교회 목사가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열린 ‘2023 국민미션포럼’에서 ‘인공지능 시대의 다음세대 목회 방안’을 강연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를 다음세대 선교에 적극 활용키 위해 한국교회가 AI 생태계를 선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AI 챗봇이 출력하는 응답은 학습한 데이터에서 나오는 만큼 여기에 유해 정보가 유입되기 전 주요 기독 콘텐츠를 데이터화하는 작업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5일 열린 ‘2023 국민미션포럼’에서 ‘인공지능 시대의 다음세대 목회 방안’을 강연한 이기용 신길교회 목사는 “AI 생태계가 점차 구성되는 있는 현재 범 교단 차원에서 기독 콘텐츠와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열린 포럼 3부 발제자로 나선 이 목사는 다음세대와의 소통과 신앙 교육을 위해 AI 기술을 ‘복음의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다음세대가 기성세대를 소위 ‘꼰대’라 지칭할 만큼 서로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며 “이들에게 예수가 시시한 것이 아니다. 교회 지도자의 태도나 가치관, 언어가 시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가운데 한국교회엔 AI에 익숙한 다음세대에게 무엇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가 당면과제로 주어져 있다”며 “이들이 AI 챗봇에서 올바른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성경 자료와 신앙 서적, 설교와 강연, 기독교 변증 등 주요 기독 자료를 신속히 데이터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용 신길교회 목사가 5일 열린 ‘2023 국민미션포럼’에서 ‘인공지능 시대의 다음세대 목회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AI 기술을 복음의 도구로 활용하는 건 다음세대뿐 아니라 세상과 소통하는 데도 긴요하다. 이 목사는 “지금은 AI 생태계가 구성되는 초창기에 해당한다. 이때 AI 관련 데이터와 시스템을 선점하면 세상과 원활히 소통하는 교회의 모습을 사회에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기독 AI 전문가와 신학자, 목회자 등이 동참한 ‘기독교AI연구소’를 꾸릴 것과 AI 챗봇 데이터 수집과 관련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한국교회에 제안했다. 그는 “전문 인력과 신학자가 연합해 기독 데이터를 구축한다면 다음세대가 AI로 쉽게 올바르고 객관적인 기독교 정보를 접할 수 있다”며 “다음세대 선교, 더 나가 민족 복음화에 선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라도 AI를 선점하고 선용하는 데 힘쓰자”고 당부했다.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열린 ‘2023 국민미션포럼’의 한 참석자가 발제문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AI 기술을 활용하는 게 기독교 본질을 해하는 건 아니라고도 했다. 이 목사는 “예수가 온 세상을 위해 성육신했듯 한국교회도 세상 구원을 위해 성육신적 소통의 자세가 필요하다”며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마 10:16)라는 말씀대로 AI 기술을 활용해 진리는 지키고 복음으로 세상과 소통하자”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이단 역시 자신들의 교리를 AI 챗봇에 학습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그는 “이단 등 불순 세력이 의도적으로 왜곡한 정보를 AI 챗봇에 공급한다면 한국교회와 사회에 큰 혼란을 가져올 뿐 아니라 국내외 선교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것이 AI 상용화에 앞서 한국교회가 이 분야를 선점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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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