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민 파수꾼 CCTV통합관제센터 10년…1만여대 운영

입력 2023-10-04 15:08 수정 2023-10-04 15:25

# 지난달 9일 광주 북구의 한 주택가. 마약사범 용의자가 갑자기 눈앞에서 달아나자 검거 작전에 나선 경찰관들은 순간적으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재빨리 뒤를 쫓기 시작했지만 시야에서 사라진 용의자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관들은 믿는 구석이 있었다. ‘24시간 잠들지 않는 파수꾼’ 광주CCTV 통합관제센터의 실시간 지령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20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용의자를 다시 붙잡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광주 CCTV 통합관제센터가 개소 10년을 넘기면서 시민들의 수호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항상 곁을 떠나지 않는 범죄 예방의 첨병이자 물샐틈없는 감시자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3년 5월 광역단체 최초로 문을 연 이 센터는 개소 당시 2977대에 불과하던 CCTV 운영 대수가 현재 1만 69대로 3배 이상 늘었다.

2016년 4007대로 4000대를 넘어선 이후 2018년 5080대에 이어 2019년 6552대, 2021년 8815대, 2022년 9773대 등으로 꾸준한 증가추세다.

올해 들어 1만 대를 넘은 CCTV의 역할을 절대 가볍지 않다. 재난 대응뿐 아니라 납치·강도 등 범죄를 예방하는 사회안전망으로서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화재진압과 인명구조 등 119 긴급활동을 원격 지원하고 치매 환자를 찾는 데 도움을 주는 등 사회적 약자를 돕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성범죄자 등 전자발찌 위반자 검거, 범죄에 악용된 수배차량 검색 등으로 그 역할은 갈수록 다양화하는 추세다.

센터에서는 베테랑 관제원 89명이 5개 조 3교대로 모세혈관과 같은 CCTV 모니터 화면을 지켜보며 광주 구석구속을 365일 실시간 모니터링 중이다.

코로나19가 한창 퍼진 2년여 동안은 자가격리 이탈자 동선을 파악하기도 했다.

센터는 그동안 광주경찰청·소방 등 관계기관과 원스톱 협력체계를 구축해 범인 검거 735건, 각종 사건·사고 5161건의 예방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관제센터는 시민들이 우려하는 사생활과 인권 보호를 위해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영상의 암호화 작업과 함께 14일 후 자동폐기 원칙 등을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시는 올해의 경우 70억원의 예산으로 CCTV 127대를 추가 설치와 더불어 불법 주·정차 단속용 173대 연계, 중복 CCTV 119대 이전·재배치, 노후 CCTV 320대 교체 작업을 벌인다.

박남주 광주시 시민안전실장은 “언제 어디서나 안전한 광주가 되도록 CCTV 통합관제의 효율성을 더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