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돌담길·정동극장 등 다양한 명소가 있는 서울 중구 정동길 일대에서 야경과 역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행사가 개최된다. 특히 기존에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주한 영국대사관 등도 부분 개방된다.
서울 중구(구청장 김길성)는 13~14일 덕수궁과 정동 일대에서 ‘정동야행’을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정동야행은 중구가 2015년 시작했고 2018년부터는 서울시에서 운영하다가 5년 만에 다시 중구가 이어받았다.
우선 이번 정동야행에는 덕수궁, 서울시립미술관, 정동제일교회, 국립정동극장, 서울역사박물관,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이화박물관 등 33개 시설이 참여해 야간 개방과 공연, 전시, 특강 등을 진행한다.
특히 평소 일반인에게 개방하지 않는 주한 캐나다 대사관과 영국 대사관 등도 공개된다. 영국 대사관저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외교관 관저로 서울에선 접하기 어려운 영국식 정원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캐나다 대사관은 13일 오후 7시부터 40분간, 주한 영국대사관은 14일 오후 3~5시 정각에 30분씩 개방한다.
청소년 가족 대상 역사 강연도 마련된다. 14일 오후 3시와 6시에는 송용진 강사의 ‘쏭내관 특강’이 국토발전전시관에서 열린다.
중구는 주한캐나다대사관, 주한영국대사관, 쏭내관 강의, 이화여고 내부 투어는 정동야행 홈페이지 사전 신청과 추첨을 거쳐 관람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문화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도 마련됐다.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는 그림과 음악, 춤, 영상, 인문학이 융합된 ‘화통 콘서트’가 열린다. 국립정동극장 야외마당에 설치된 ‘정동다향’에서는 커피와 차를 곁들인 공연이 개최될 예정이다.
또한 기존 관광 명소인 덕수궁 돌담길에선 역사를 중심으로 대한제국의 지도 만들기, 독립선언서 쓰기,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세계에 호소한 고종황제의 밀서에 답장하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구 러시아 공사관이 있던 정동공원에 달빛으로 빛나는 LED 화원을 설치하는 등 야경 스팟도 곳곳에 설치했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요즘 MZ세대들이 사진 찍어서 SNS 남기는 것이 유행인 만큼 포토존 등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공원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중구는 인파 밀집 등 안전사고에 대비해 직원 300명을 안전관리요원으로 현장에 배치할 계획이다. 행사 당일에는 덕수궁 돌담길을 비롯해 정동길 일대에 대한 교통통제를 실시한다.
중구는 내년에는 정동야행의 세계화도 추진할 예정이다.
김 구청장은 “정동은 근현대사 역사적 유물 속 펼칠 이야기거리가 많은 곳”이라며 “이를 외국인들에게 소개하는 것이 한국을 세계화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