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파독 근로자 만나 “땀과 헌신 예우하고 기억할 것”

입력 2023-10-04 14:02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광진구 한 호텔에서 열린 파독 근로 60주년 기념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국내외 파독(派獨) 광부·간호사·간호조무사 240여명과 4일 오찬을 가졌다. 현직 대통령이 파독 근로자만 초청해 오찬을 진행한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파독 근로자를 향해 “땀과 헌신을 국가 이름으로 예우하고 기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파독 근로 60주년 및 한·독 수교 140주년을 맞아 이날 서울 광진구 한 호텔에서 파독 근로자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오찬에는 김건희 여사를 비롯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이기철 재외동포청장,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도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광진구 한 호텔에서 열린 파독 근로 60주년 기념 오찬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뜻깊은 해에 여러분을 모시게 돼 기쁘다”며 “여러분의 땀과 헌신이 대한민국 산업화 밑거름이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파독 근로자들의 헌신과 희생에 거듭 경의를 표하며 “지난 6월 출범한 재외동포청이 든든한 울타리가 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광진구 한 호텔에서 열린 파독 근로 60주년 기념 오찬에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오찬에 앞서 파독 근로자들이 독일에서 근무할 당시 현장 모습을 담은 사진을 관람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또 참석자들과 단체사진도 촬영했다. 파독 출신 광부·간호사 30명으로 구성된 ‘글뤽아우프 합창단’은 오찬에서 로렐라이, 보리수, 도라지 타령 등을 불렀다.

대통령실은 이번 오찬과 관련해 조국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파독 근로자들을 국가가 챙기고 보듬어야 한다는 윤 대통령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에도 “파독 광부들이 보여준 열정과 끈기는 오늘날 대한민국 번영과 발전의 소중한 밑거름이 됐다. 노고와 헌신에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었다.

대한민국은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조국을 재건하기 위해 1963년 12월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 간호조무사를 처음 파견했다. 파독은 1977년까지 이어졌다. 우리 정부는 이들을 담보로 독일로부터 3억 달러 차관을 들여왔고, 이 돈은 경부고속도로와 포항제철을 건설하는 데 사용됐다.

현재 독일에 거주 중인 파독 근로자 규모는 1세대가 3000명 정도이며, 그 후손은 4만800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는 약 1만3000명이 생존해 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