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메인미디어센터(MMC)와 미디어 빌리지 식당에서 김치가 ‘파오차이(泡菜)’로 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추석 연휴 기간 내내 많은 누리꾼에게 같은 내용의 제보를 받았다”며 “MMC에서는 (김치를) 중국어로 ‘韩国泡菜(한궈파오차이)’, 미디어 빌리지에서는 ‘韩式泡菜(한시파오차이)’라고 표기했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이어 “영어로는 한궈파오차이를 ‘한국식 야채절임(Korean Pickled Vegetables)’으로, 한시파오차이를 ‘한국식 발효야채(Korean-Style Fermented Vegetables)’라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그러면서 “어디에도 ‘김치(Kimchi)’라는 표현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파오차이는 중국 쓰촨성 지역 채소절임 음식으로, 김치와 엄연히 다른 음식이다.
중국은 김치 원조가 파오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 교수는 “이에 대해 (한국) 기자가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문의를 했고, 그 결과 영문 표기와 설명은 ‘Kimchi’로 정정됐으나, 한자 표기는 그대로였다”며 “오히려 MMC에서는 중국 동북 지방 배추절임 음식인 ‘라바이차이(辣白菜)’로 명칭이 바뀌었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아시안게임 조직위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
서 교수는 항의 메일에서 “김치의 올바른 중국어 표기인 ‘신치(辛奇)’로 빨리 수정해 아시아인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요구하며 김치와 파오차이의 차이점을 설명하는 다국어 영상을 함께 첨부했다.
우리 정부는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을 일부 개정하면서 김치의 올바른 중국어 표기를 신치로 명시했다.
서 교수는 “이번 사례에서도 보듯이 중국의 ‘김치공정’은 온오프라인에서 집요하게 펼쳐지고 있다”며 “중국이 왜곡한 부분을 명확하게 짚어주고, 김치 종주국으로서 위상을 전 세계에 널리 떨칠 수 있도록 국민이 힘을 더 모아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