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된 케빈 매카시 미국 전 하원의장은 ‘정치는 타협’이라며 민주당과의 임시예산안 협상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차기 의장 선거 불출마도 선언했다.
매카시 전 의장은 3일(현지시간) 자신에 대한 해임안이 가결된 후 기자회견을 열고 “옳은 일을 하는 것은 항상 쉬운 것은 아니지만 꼭 필요한 일”이라며 “나는 (민주당과) 협상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타협점을 찾도록 설계됐다”며 “나는 연합을 구축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매카시 전 의장은 “정치에 입문한 날부터 나의 사명은 언제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드는 것이었다”며 “미국 국민을 위해 봉사한 것은 행운이었고, 자부심과 성취감을 갖고 의장직을 떠난다”고 말했다. 자신이 헌정 사상 처음 의장직에서 해임된 것에 대해 “내가 역사를 만들었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매카시 전 의장은 자신이 임시예산안을 합의한 것에 대해 “그것은 모든 미국 국민을 위한 것이었다”며 “나는 군대를 똑바로 바라보며 그들에게 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말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해임안을 주도한 게이츠 의원 등을 겨냥해 “미국은 국회의사당을 방문한 어린이들에게 (찬성표를 던진) 8명의 작은 비전을 보여주기에는 너무 위대하다”며 “나는 그들이 생산적인 일을 찾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들은 역사상 가장 큰 예산 삭감에 반대표를 던졌고, 국경 보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그들은 보수주의자가 아니다”며 “게이츠 의원이 진실을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말도 했다.
매카시 전 의장은 또 “불행하게도 의회는 공화당 4%가 민주당에 합류하면 누가 의장이 될지 지시할 수 있다”며 “이런 규칙은 의회에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음 의장을 위한 조언을 구하는 질문에 “규칙을 바꾸라”고 말했다. 매카시 전 의장은 지난 1월 자신을 반대한 강경파를 설득하기 위해 의원 1명이라도 하원의장 해임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한 의회규칙 변경에 동의했다.
매카시 전 의장은 “나는 다시는 의장직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을 위해) 다른 방식으로 계속 싸울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화당 리더로서 우리가 더 많은 여성을 선출하고 더 많은 소수자를 선출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우리는 기반을 확장했다”며 “나는 다음 선거에서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유지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