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내내 경제·안보에 초점을 둔 강행군을 펼친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남은 석달 동안에도 경제 활성화와 민생 챙기기에 ‘올인’할 방침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는 대응하지 않는 등 정쟁으로 발전할 만한 사안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3일 브리핑에서 “올해 4분기가 시작됐는데 정부는 수출과 투자를 비롯한 경제 활성화와 민생, 안전, 외교안보 강화에 중점을 두고 국정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특히 투자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계속되는 정상외교에서 우리 기업의 해외 투자보다는 외국 정부와 기업의 대한국 투자에 더 집중을 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의 40조원 규모 투자 약속과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의 300억 달러 투자 약속을 대표적인 성과로 내세웠다. 이 대변인은 “투자 규모는 결정됐지만 구체적인 투자 프로젝트 확정이 늦어지는 문제가 있다”며 “이달 안에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 확정을 위한 후속 일정들이 있기 때문에 곧 투자가 이뤄지면서 질 좋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제와 민생을 향후 국정운영의 최우선 순위로 설정한 대통령실은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선 무대응 기조를 이어가는 중이다. 여권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9월 정기국회 내내 ‘이재명 방탄’을 위해 민생을 내팽개쳤던 민주당이 민생을 주제로 영수회담을 하자는 제안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영수회담 카드로 정부·여당을 정쟁에 끌어들이고 싶겠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경제와 민생을 챙기는 데만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추석 연휴 기간 행보 역시 경제·안보에 집중됐다. 연휴 첫날인 지난달 28일에는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을 찾아 현장 근로자들을 격려했고, 추석 당일인 29일에는 한국과 일본에 사는 원폭 피해자들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오래도록 불편했던 한·일 관계가 여러분의 삶을 힘들게 했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며 “정부는 동포 여러분의 아품을 다시는 외면하지 않겠다”고 위로했다. 이어 30일에는 서울 중부경찰서 을지지구대와 중부소방서를 방문해 연휴 근무 중인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윤 대통령은 국군의 날인 지난 1일에는 경기 연천군 육군 제25보병사단을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안보와 경제는 하나”라며 “여러분이 안보 최전선에서 이렇게 헌신하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 경제와 산업을 일으키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자부심을 갖고 소임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최성진 사단장으로부터 북한이 도발할 경우 철저하게 응징하겠다는 보고를 받고는 “1초도 기다리지 말고 응사하라”고 주문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