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펼쳐진 한일전에서 3점슛 위주의 일본판 ‘양궁 농구’에 무릎을 꿇었다. 조 1위로 8강 직행을 노렸던 ‘추일승호’는 12강에서 한 경기를 더 치른 뒤 8강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0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일본과의 대회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77대 83으로 졌다. 조별리그 3연승을 달린 일본이 조 1위로 8강에 직행하고, 2승 1패를 거둔 한국은 조 2위에 올라 12강부터 시작해 상위 토너먼트 진출을 노리게 됐다.
한국은 거리를 가리지 않는 일본의 3점포에 고개를 숙였다. 일본은 3쿼터까지 13개의 3점슛을 꽂아 넣으며 8점 차로 앞섰다. 4쿼터 한국은 ‘강심장’ 허훈이 고비 때마다 3점슛을 시도해 총 4방을 터뜨리며 추격을 꾀했다. 하지만 점수 차가 좁혀질 때마다 일본 역시 3점슛으로 응수하며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한국 선수 중에는 이날 허훈이 3점슛 6개를 포함해 24점을 올렸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전성현과 라건아, 하윤기도 각각 12점씩을 올리며 득점 지원에 나섰지만 일본의 3점포 위력에 쓴잔을 들이켰다.
경기를 마친 허훈은 “이겨야 하는 경기였는데 실망스럽고 제 자신에게 화가 난다”며 “12강전과 8강전을 열심히 해서 결승에 오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은 경기 내내 3점슛으로 한국을 괴롭혔다. 총 41개의 3점슛을 시도해 17개를 성공시켰다. 3점슛 성공률은 무려 41%였다.
8강 진출팀을 가리는 12강전은 10월 2일 열린다. D조 2위인 한국은 C조 3위 팀과 8강 티켓을 놓고 겨룬다. C조 3위는 태국이나 바레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항저우=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