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추석날 북한과 물러설 수 없는 맞대결을 펼친다. 205㎝의 큰 키를 가진 북한의 스무 살 센터 박진아를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선민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29일 오후 6시30분(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조별리그 C조 경기에서 북한을 상대한다. 남북은 5년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단일팀을 이뤄 은메달을 땄지만 항저우에선 한 조에 묶여 적으로 맞붙게 됐다. 양 팀 모두 지난 1차전에서 한 차례씩 승리를 챙겼다. 이번 맞대결에서 승리하는 팀이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지난 대만과의 1차전에서 무려 51점을 쏟아낸 북한의 센터 박진아가 최대 경계대상으로 떠올랐다. 박진아는 골밑을 지키는 센터 포지션답게 큰 키를 활용해 주로 페인트존 근처에서 득점을 올렸다. 28개의 야투를 던져 21개를 성공시키는 높은 적중률을 보였다.
농구에선 키가 큰 센터를 막기 위한 파울 작전을 흔히 볼 수 있다. 키가 큰 선수일수록 파울에 따라 주어지는 자유투의 성공률이 떨어질 거라는 ‘기대’에서다. 하지만 박진아를 대상으로 섣부른 파울 작전을 하기도 어려울 전망이다. 박진아는 대만과의 1차전에서 얻어낸 자유투 13개 중 9개를 넣었다.
박진아는 1990년대 북한에서 농구 대표팀으로 뛰었던 센터 리경숙의 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경숙 또한 200㎝가 넘는 큰 키를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박진아가 어머니의 신체조건과 농구 유전자를 물려받았다고 볼 수 있다.
북한 선수들 중에서 경계해야 할 대상은 또 있다. 5년 전 남북 단일팀 멤버로 활약했던 노숙영이다. 182㎝에 포워드를 소화하는 노숙영은 내외곽 공격에 두루 능하다는 게 이미 2018년 남북 단일팀에서의 활약으로 확인됐다. 여전히 녹슬지 않은 실력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노숙영은 대만을 상대로 16점 10어시스트를 올리며 북한의 승리에 기여했다.
한국은 2014년 인천 대회 우승 이후 9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을 노리고 있다. 북한의 박진아에 대적할 센터 박지수(198㎝)도 있다. 추석날 항저우에선 남북을 대표하는 최고 센터들이 코트에서 자존심을 걸고 기량을 겨룬다.
항저우=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