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절 쉬고 더 놉시다”…中칭화대 교수 발언에 시끌

입력 2023-09-29 00:01
왕후닝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 지난 2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최된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4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29일부터 8일간의 국경절(10월 1일) 연휴가 시작되는 중국에서 ‘휴가 연장’을 권유하는 칭화대 교수의 발언이 논쟁을 불러왔다. 휴가를 적절히 활용해 길게 쉬는 것이 소비를 촉진하고 복귀 후 업무 효율을 높인다는 주장과 기업·자영업자들의 비용 부담을 늘린다는 반론이 맞섰다.

28일 중국 포털 바이두 등에 따르면 톈쉬엔 칭화대 금융학과 교수는 최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춘제와 이어지는 국경절 연휴를 언급하며 “휴가 연장은 합리적이어야 하고 그로 인해 주민들의 일과 생활에 어려움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휴가는 구매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며 “휴가 조정의 원칙은 소비 활력을 방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경기 활성화를 위한 여러 정책 중 소비 촉진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톈 교수의 인터뷰는 바이두 검색어 상위에 오르는 등 주목을 받았다. 중국의 경제 및 생활 수준을 고려해 일과 여가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대다수는 ‘쉴 때 제대로 쉬어야 한다’ ‘사람들이 소비를 늘리면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동조했다. 반면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쉬지 못하는 사람들의 불만을 자극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었다.

8일간의 황금 연휴를 맞아 관광·여행·문화 업계는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 국가철도그룹은 연휴 시작 전인 27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12일 동안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이 1억9000만명, 하루 평균 1583만명에 이를 것으로 집계했다. 국가이민관리국은 연휴 기간 전국 공항의 하루 평균 출입국 승객이 158만명으로 코로나 봉쇄 정책이 시행됐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3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행 수요가 늘면서 호텔과 민박 등 숙박 업소 가격이 평소의 4배가량 치솟자 살고 있는 집의 방 한 칸을 하루 100 위안(1만8000원)에 숙소로 제공하겠다는 이들도 등장했다. 충칭시, 쓰촨성 청두, 산시성 시안, 푸젠성 샤먼 등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 도시를 중심으로 이런 광고 글이 급증했다.

그러나 자택 단기 임대는 당국에서 발급받은 영업 허가증이 있어야 가능하다. 중국 경제 매체 신경보는 “관광객이 실수로 집안의 가전 제품이나 장식을 망가뜨리거나 예상치 못한 부상을 당할 경우 분쟁의 위험이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각 지방정부는 연휴 바가지 요금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를 내놨다. 후베이성 우한은 춘제 및 국경절 기간 가격 경쟁을 규제하는 공지문을 발표했다. 호텔, 관광지 등의 사업자는 눈에 잘 띄는 위치에 상품 정보와 가격을 표시하고 공지한 가격을 임의로 인상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또 이런저런 명목으로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도 금지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