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15가 ‘발열 논란’에 휩싸였다. TSMC의 3나노 공정과 티타늄 소재 도입 등 애플의 발열 설계 등 원인을 두고 공방이 이어진다. 다음 달 13일로 확정된 국내 판매에도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27일 나인투파이브맥, 폰아레나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이폰 15 프로는 과열(overheating)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 충전을 하는 동안 과열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고,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했을 때 화씨 116도(섭씨 46.7도)까지 오르는 게 찍히기도 했다.
일부 사용자들은 고사양 게임처럼 아이폰 15를 한계 상황으로 몰아부칠 때 뿐만 아니라 SNS처럼 가벼운 앱을 쓸 때도 이전 세대 아이폰보다 열이 많이 난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크게 2가지 가능성을 제기한다. 우선 TSMC 3나노 공정의 문제다. 아이폰 15 프로 모델에 탑재된 A17 프로는 TSMC의 3나노 공정으로 만든 첫 번째 칩셋이다. 즉, TSMC 3나노 공정이 완전하지 못하며,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A17 프로는 벤치마크 결과에서도 전 세대보다 큰 폭의 성능 향상을 보이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애플은 A17 프로 A16 바이오닉에 비해 CPU 성능은 10%, GPU 성능은 20%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GPU의 경우 A17 프로는 6코어, A16 바이오닉는 5코어로 1개 코어가 많아진만큼 성능이 향상된 것이라 사실상 공정 개선에 따른 성능 향상은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여기에 발열 이슈까지 발생하며 TSMC 3나노 공정의 완성도를 의심하고 있다.
반면, 애플이 아이폰 15에 신소재를 도입하면서 발열 설계를 변경한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애플전문가로 알려진 TF인터내셔널증권 궈밍치 분석가는 자신의 분석을 토대로 “과열 문제는 TSMC의 3나노 공정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주요 원인은 베이퍼챔버를 줄이고, 열 효율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티타늄 프레임을 사용하는 등 가벼운 무게를 위해 열 시스템 설계를 타협한 게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애플은 아이폰 15 프로 모델에 처음으로 티타늄 소재를 사용했다. 덕분에 무게를 전작에 비해 19g 줄일 수 있었는데, 대신 발열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궈 분석가는 발열 문제가 아이폰 15 판매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플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A17 프로 성능을 낮추지 않는 한 개선은 제한적일 수 있다”면서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아이폰 15 프로 출하량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은 아이폰 15 시리즈와 애플 워치 시리즈9, 애플워치 울트라2를 다음 달 13일 한국에 출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다음 달 6일부터 사전 판매를 시작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