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 필름포럼 대표는 분주하게 달려온 올해 여름까지의 삶을 돌아보며 남은 한 해의 방향과 목표를 재설정하는 데 도움을 줄 영화 세 편을 추천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성숙한 가정과 사회로 가는 길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들로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Over the top) 플랫폼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영화 ‘오직 사랑뿐’(2016)은 보츠와나 공화국 초대 대통령 ‘세레체 카마’와 아프리카 최초 백인 퍼스트레이디인 ‘루스 윌리암스 카마’의 실화를 기반으로 한 러브스토리다. 인종차별과 제국주의에 맞선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기독교의 핵심 가치인 ‘사랑’의 본질을 되짚어볼 수 있다. 더불어 작고 소소한 이야기와 즉각적인 만족에 초점이 맞춰진 시대에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위대한 비전의 힘을 보여준다.
두 번째 추천작은 ‘힐빌리의 노래’(2020)다. J.D. 밴스의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알코올과 약물중독, 가정 폭력이라는 최악의 환경을 경험한 예일대 법대생이 치유와 회복을 이뤄가는 이야기다. 자신의 부모 또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자라온 피해자라는 진실을 마주하며 ‘왜 우리가 건강한 공동체와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감동적 서사로 풀어간 작품이다.
‘어른 김장하’(2023)는 경남 진주에서 한약방을 운영하며 일평생 나눔을 실천해 온 김장하 선생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다. 그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 1000여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100억원이 넘는 사재를 들여 고등학교를 설립한 뒤 국가에 기부 채납하기도 했다. 존경할 만한 어른이 없다는 아쉬움이 배어 나오는 시대에 올곧게 바른 가치관을 갖고, 이웃과 사회를 위해 밀알이 되어온 한 사람의 생이 조용하고도 깊은 울림을 준다.
연휴 동안 영화관을 찾아가 볼 관객들에게 뭉근한 감동을 선사할 작품도 있다. 지난 1월 선댄스 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의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이자 최근 제15회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작으로 화제를 모은 ‘이터널 메모리’(2023)다. 마이테 알베르디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칠레 민주화 운동의 열기를 기록했던 저널리스트 아우구스토 공고라가 부인과 함께 알츠하이머로 투병하는 과정을 담았다. 그의 부인은 칠레의 문화부장관을 지낸 유명 배우 파울리나 우루티아다. 두 사람이 이어온 25년간의 사랑, 부부가 함께 겪어내는 투병 과정과 사랑이 먹먹한 감동을 준다.
개막식의 사회를 맡은 추상미 감독은 “다큐멘터리에 녹아있는 노부부의 깊고 진한 사랑이 칠레의 역사가 남긴 시대적 유산과 함께 오늘을 사는 우리의 지향점을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기독교 방송사들이 마련한 특집 프로그램들을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CTS기독교TV는 특별 다큐멘터리와 기독교 영화, 음악회 등 온 가족이 함께 은혜와 감동을 나눌 수 있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준비했다.
전국민의 고민 해결 프로그램, 우리 삶의 희로애락을 장경동 목사와 함께 풀어가는 ‘잘 살아보세’에서는 ‘양택조와 함께하는 가족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안방을 찾아간다. 대한민국 1세대 연기자인 어머니를 비롯해 아버지를 위해 간이식을 해준 효자 아들의 이야기까지, 배우 양택조의 이야기가 특별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한국교회 대표 간증프로그램 ‘내가 매일 기쁘게’에서는 ‘8남매가 함께하는 천국 가정’ 김명진 목사·김영신 사모와 8남매를 만나본다. 서울 토박이였던 김 목사와 김 사모는 부산에서 교회를 개척하며 어려운 시절도 있었지만 하나님이 주신 귀한 생명인 8남매와 함께 이룬 천국 가정의 이야기를 전한다.
생생한 감동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다큐멘터리와 영화도 풍성하다. 특집 다큐 ‘성경의 땅, 이집트’에서는 아기 예수가 살았던 동네 룩소와 카르낙 신전, 이집트 남부의 아부 심벨과 놉 등 성경 속 역사의 현장을 생생하게 조명한다. ‘사랑과 구원의 발자취’에서는 성서고고학자 김성 협성대 교수의 깊이 있는 진행과 고고학을 바탕으로 한 설명이 더해져 신구약 역사 속 비밀을 깨닫게 해줄 예정이다.
‘조선의 별 박에스더가 남긴 선물’은 조선 최초 미국 의과 대학(현 존스 홉킨스 의대)졸업생 박에스더(김점동)의 삶을 그린다. 조선시대, 여성과 소외된 사람들에게 사랑의 인술을 베푼 박 에스더의 삶을 조명한다. 저출생 극복 특집다큐 ‘10년의 기적’에서는 전남 영광군 묘량면에 위치한 묘량중앙초등학교를 조명한다. 저출생으로 인해 2009년 8월 당시 폐교 위기를 맞았지만 학부모, 학교, 지역사회가 힘을 합쳐 폐교의 위기에서 벗어나는 기적을 만들어낸다.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했던 선교사 미국인 한부선의 생애도 만날 수 있다. ‘나는 한국産미국인입니다, 한부선 선교사’는 평양에서 태어나 부친 한위렴(William Brewster Hunt)선교사에 이어 2대째 한국에서 활동했던 한 선교사의 진정한 신앙인으로서의 삶을 그린다.
영화 ‘위대한 임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하나님을 향한 믿음으로 800명의 유대인을 구한 영웅들의 감동 실화를 그린다. 나치 점령하에 있던 네덜란드 대학생들의 비밀조직인 ‘틴에이지 아미(Teenage Army)’가 독일군에 저항하며 800명의 유대인을 구한 전설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영화 ‘위로’에서 하는 일마다 실패하던 어느 형제는 우연히 가게 된 산속 카페주인에게 한 남자의 이야기를 듣게 되며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만난다. 십자가를 붙들고 생명의 자리로 나아가는 우리를 향한 위로의 메시지다.
기독교 영화 역사의 명작들도 찾아온다. 모세의 출애굽 여정을 담은 걸작 ‘십계’ 로마 시대 유대 청년 벤허의 시련과 극복을 통해 하나님의 섭리를 깨달아가는 여정을 그린 ‘벤허’ 영화로 재창조된 사사기 속 삼손의 서사시‘삼손과 데릴라’이 잇따라 안방극장을 채운다.
풍성한 은혜와 감동이 있는 음악회 콘텐츠도 있다. ‘사랑의교회 필하모닉 창단 음악회’는 김홍식 상임지휘자의 지휘에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과 오르가니스트 최규미가 협연한 모습을 담았다.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마단조, 주 예수 이름 높이어, 팡파레,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등 아름다운 찬양을 수놓는다. ‘한빛 오케스트라’에서는 세계 유일 시각장애인 음악인으로 구성된 한빛예술단을 만날 수 있다. 방송인 박수홍이 진행으로 뮤지컬 배우 신성록과 홍지민, 사물놀이 명장 김덕수가 흥겨운 협업 무대를 선보인다.
CBS TV도 생명 사랑 정신을 담은 특집 다큐멘터리와 특별 인터뷰 시리즈, 공연 실황 등 다양한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CBS 대표 교양 프로그램 ‘올포원’에서는 추석을 맞아 특별한 내용으로 꾸려진다.
28일 방송되는 ‘명절에 만나는 나의 자화상’ 편을 통해 지나간 삶과 앞으로의 삶을 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가족들이 한데 모여 신앙 선조들을 기리는 명절에 ‘올포원’은 미래의 후손들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생각해볼 것을 제안한다. 뒤이어 방송되는 ‘말빨은 있고 영빨은 없고?!’편에서는 명절이면 불거지는 가족 간 불화와 갈등을 신앙적으로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살펴볼 예정이다.
추석을 맞아 기획된 인터뷰 시리즈 ‘하나님, 저 왔어요’는 긴 세월을 지나온 ‘인생 선배’들을 찾아 특별한 질문을 던진다. 자신이 생을 마감하고 하나님 앞에 섰을 때 어떤 고백을 할 수 있을까.
일명 ‘천국 리허설’을 통해 지난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함께 고민해본다. 첫 타자로 나선 여든 살 남순자(여의도순복음 청주교회) 집사가 삶을 마무리 짓는 시점에서 하나님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공개한다. 삶과 신앙의 선배들이 “하나님, 저 왔어요”하고 인사하며 건네는 진솔한 이야기들이 공개된다.
지난달 26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에서 성황리에 마친 ‘2023 전주워십페스티벌 한밤의 프레이즈’ 공연 실황도 은혜로운 찬양으로 한가위를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아가파오워십의 찬양을 시작으로 위러브 박은총·구교석, 스톤게이트뮤직 안다영, 페트라와 박찬송 등 대세 CCM아티스트의 찬송이 공연장에 열기를 더했다. 배우 권오중은 아들 혁준 군과 함께 무대에 올라 진솔한 찬송과 간증을 전하며 깊은 은혜를 더했다.
특집 다큐멘터리 ‘동역의 역사: 아프리카를 연결하라!’는 해외 선교사들이 처한 현실을 조명하고 실질적 도움을 제공하기 위한 CBS와 한국 교회의 소망을 담았다. 선교팀이 우간다 북부 딩기디마을에서 출발해 수도 캄팔라에서 열리는 동아프리카 한인 선교사대회를 향해 가는 여정을 좇는다. 딩기디마을은 영화 ‘순종’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곳이다. 다큐멘터리는 현지 선교사들의 헌신과 사명, 그 이면의 인간적 갈등과 고민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내레이션은 영화감독 겸 배우 추상미가 맡았다.
또 다른 특집 다큐멘터리 ‘한반도건강공동체, 생명 잇다’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오며 더욱 절실해진 남북한 보건의료 협력의 길을 모색한다. 북한의 보건 위기 상황을 남한의 상황과 떼놓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짚어내는 한편, 남한과 북한이 생명공동체라는 인식에서 출발해 남북 보건의료 협력의 현황을 살피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기후와 생태 문제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사명을 다룬 기획 취재물도 방영된다. ‘1.5°C 아담의 미래’는 기후 위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특별 기획된 보도특집 다큐멘터리다. 8개월간의 제작 기간을 통해 기후 스트레스로 무너져가는 한반도 생태계 곳곳의 실태를 담았다. 백두대간 산간 지역과 양봉 농가, 동해안 산불 현장 등 한반도 전역을 비춘다. 이어서 탄소 저감을 위한 실천 방안을 모색한다. 생활 속 탄소 중립 실천을 위해 노력하는 현장을 찾는 한편, 건강한 물의 순환을 통해 기후 재난에 대비하는 방안도 살펴본다.
CGNTV도 풍성한 추석을 위해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했다. 먼저 해외 영화 ‘복면 목사’는 하나님께서 주신 자신의 달란트를 찾아가는 한 젊은 목사의 이야기다. 프로 레슬러 출신 크리스는 부상을 당해 은퇴 후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된다. 그가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를 어떻게 사용하게 되는 지 확인하는 과정도 흥미롭다.
가족과 함께 시청하면 좋을 다큐멘터리도 준비했다. 사명을 위해 달려가는 크리스천들의 고군분투 이야기를 그린 ‘다큐, 본’이 2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3회의 시리즈로 시청자를 만난다. 또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 선교지에서 젊음을 보내고, 여전히 열정을 품은 채 은퇴한 3명의 여성 선교사를 통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함을 유쾌하게 그려낸 다큐멘터리 ‘컴백, 홈’도 29일 방송된다. 또한 자녀를 둔 가정을 위한 ‘김영우의 스윗 사운즈-어린이 뮤지컬 찬양 이야기’편도 시청자들을 만난다.
GOODTV도 시청자들이 풍성한 추석 연휴가 될 수 있도록 기독 영화부터 간증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영화 ‘마가복음’은 예수님의 생애를 증거하는 복음 전파 시리즈인 ‘마가복음’과 ‘마태복음’을 통해 예수님의 행적을 들여다 보는 시간을 선사한다. 추석기간 가장 값진 복음의 가치를 배울 수 있다. 16세기 유럽의 타락한 교회와 맞선 마르틴 루터의 신앙의 길을 바로잡기 위한 모습이 담긴 영화 ‘루터’도 큰 감동을 선사한다.
다큐멘터리 ‘슈퍼피쉬-인간과 물고기의 대서사시’를 통해서는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힌 성금요일에 속죄와 참회의 뜻으로 고기 대신 생선을 먹어야 했던 금요일 어식 문화에 담긴 숨겨진 이야기를 보여준다. 일제강점기 시절, 러시아로 강제 징용돼 독립 후에도 고국에 돌아오지 못한 실향민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더 늦기 전에’에서는 잊혀진 역사의 시간을 되짚어 본다.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가고 싶은 성지순례의 생생한 현장이 영상으로 담긴다. GOODTV 성지순례 특집 ‘성서의 땅 요르단’은 아직 성지에 가보지 못한 기독교인들에게 예수님의 발자취를 보고 듣는 특별한 시간을 선물한다.
국민 가수 하춘화는 ‘아버지 나의 아버지’에 출연해 자신의 아버지 이야기를 펼칠 예정이다.여섯 살 어린 나이에 데뷔해 국민 가수가 된 하춘화는 이 모든 과정의 공이 아버지께 있다고 회상한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