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위기에서 벗어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새벽 구치소를 나서는 자세한 모습이 공개됐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가 이날 오전 3시50분쯤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걸어 나오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촬영한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약 42초 길이의 이 영상은 구치소 정문 바로 너머에서 촬영됐다.
이 대표는 구치소를 나서기 직전 지팡이를 짚고 교도관의 부축을 받으며 정문을 향해 천천히 걸었다. 검은 양복 위로 모자가 달린 점퍼를 걸친 차림이었다.
이 대표는 한 손으로 머리를 쓸어올리거나 정문 쪽을 힐끗 바라보며 걷다가 정문에서 약 열 걸음 떨어진 거리에 왔을 때쯤 발걸음을 늦췄다.
이어 손짓으로 더 이상 부축을 사양하고 옆에 있던 교도관을 향해 ‘90도 폴더인사’를 했다.
교도관이 거수경례로 답하자 이 대표는 악수를 청하며 재차 인사를 건넸다. 이어 다른 교도관과도 악수하고선 허리 숙여 인사했다.
그러고는 다시 방향을 틀어 정문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이 대표가 정문 앞에 다가서자 구치소 문이 열렸다. 이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문을 나섰다.
전날 오전 10시7분쯤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지 약 18시간 만이다.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연호했다. 이 대표가 자신을 마중 나온 민주당 의원들을 바라보는 모습을 끝으로 영상은 마무리된다.
우 의원은 영상과 관련해 “이 대표가 오늘 새벽 영장 기각 후 서울구치소에서 나오는 모습”이라며 “이 대표가 우리 모두에게 준 최고의 추석 선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힘들어 보이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걸음일 것이라 믿는다”며 “(이 대표가 자신을) 안내해 준 교도관에게 인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했다.
영상에 담기지는 않았지만 이 대표는 구치소에서 나오며 휠체어를 타기도 했다.
이 대표가 점퍼 모자를 뒤집어쓰고 교도관이 밀어주는 휠체어에 탄 채 정문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다만 정문 근처에서는 직접 걸어 나오는 모습을 취했다.
이 대표는 구치소에서 나와 “인권의 최후 보루를 증명해준 사법부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으로 수사에 어떻게 임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오전 4시1분쯤 준비된 검은색 차량을 타고 단식 회복치료를 받고 있는 녹색병원으로 출발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