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둔 26일 홀로 사는 노인들의 집에 예상치 못한 인물이 등장했다.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우유안부 캠페인)’에 나선 한덕수 국무총리다.
한 총리는 이날 이른 새벽 다세대 주택이 밀집된 서울 성동구 금호동 주택가에 사는 독거 노인들의 집을 방문했다. 이 지역 우유 배달원 김태용씨와 함께 직접 도보로 우유 배달에 나선 것이다.
‘우유안부 캠페인’ 이사장인 호용한 목사도 이날 한 총리의 배달에 동행했다.
우유안부 캠페인은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의 안부를 확인하면서 무상으로 우유를 배달하는 캠페인이다. 8월 기준 전국 3770가구 대상으로 시행했다.
기존에 배달했던 우유가 그대로 있을 때 어르신이 쓰러졌거나 고독사했을 경우를 대비해 지자체나 보호자에게 연락하는 활동도 이뤄지고 있다.
이날 한 총리도 우유를 배달하며 집에 있는 노인들과 만나 직접 안부를 묻고 격려하기도 했다.
특히 이북에서 피난온 뒤 홀로 사는 박인애(86) 할머니는 이날 우유를 받으러 나왔다가 한 총리를 보고 깜짝 놀라며 왈칵 솟은 눈물을 훔쳤다.
한 총리는 박 할머니에게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만수무강하시라”며 품에 안고 격려했고, 박 할머니는 한 총리에게 “이렇게 돌봐줘서 참 고맙고 정말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답했다.
한 총리는 우유 배달을 마친 뒤 ‘우유안부 캠페인’을 진행해 온 호 목사 등을 향해 “민간기업과 일반 시민들이 힘을 모아 기댈 곳 없는 어르신들의 안부를 20년 가까이 묵묵히 챙겨오신데 정부를 대표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어 “우유 한 곽에 담긴 우리 사회의 정이 홀로 계신 어르신께 오롯이 전해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캠페인에는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도 동행했다. 한 총리는 이 차관에게 “우유안부 캠페인과 기존의 정부 노인 복지정책을 연계해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이 모여 운동도 하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분들이 편찮으시거나 이사를 가시면 곧바로 정부가 파악해 필요한 지원을 계속해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지시했다.
임소윤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