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주요 환경 정책을 흥미로운 소설 형식으로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제주도는 분기별로 발행하는 도정소식지 ‘제주’에 올해부터 단막 소설로 제주의 자연과 환경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지난 여름호에 제주 토착종 남방큰돌고래를 소개한 데 이어, 26일 발행한 가을호에선 제주의 여름 철새이자 멸종위기종인 긴꼬리딱새를 다뤘다. 제주도가 지역의 생물 자원을 소개하면서 행정 소식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소설 형식을 차용한 것은 사라져가는 귀중한 생물 자원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남방큰돌고래는 한때 서귀포 앞바다에서 1000여 마리가 확인됐지만 지금은 120마리로 급격히 줄었다. 연안 가까이 정착해 살기 때문에 인간 활동에 의한 서식지 파괴 등의 위협을 받기 때문이다. 국내외 관련 기관에선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제주도는 국내에선 제주에만 사는 남방큰돌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생태법인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도정소식지에서 실제 존재하는 돌고래 복순이와, 가상의 제주도 해양산업과 직원의 가슴 뭉클한 재회 스토리를 선보였다.
복순이는 제주 앞바다에 살다 그물에 걸려 돌고래쇼장에 팔려 간 뒤 6년 만에 고향인 제주 앞바다로 다시 돌아왔다. 입이 비뚤어진 돌고래였고 방사를 준비하던 무렵 새끼를 사산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자연으로 돌아간 후 건강하게 새끼를 낳은 모습이 확인되면서 희망의 아이콘으로 자리했다.
총 6장의 단막 소설은 복순이와 공무원 김자연씨의 하루를 각각의 1인칭 시점에서 서술해 독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번 호(사진)에는 매년 5월 제주를 찾는 여름 철새 긴꼬리딱새와 대머리 무사 완병검이 등장했다.
제주의 숲 곶자왈에서 무예를 연마하던 중 긴꼬리딱새를 만난 완병검은 개발로 나무가 잘리면서 아내와 어린 새끼를 잃은 긴꼬리딱새의 가슴 아픈 사연을 듣게 된다.
완병검은 사람들을 대신해 사과를 건네고, 긴꼬리딱새는 아내와 아이들 기억이 묻힌 곳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냐며 내년에 다시 올 때까지 곶자왈을 잘 지켜달라고 당부한다.
도는 완병검과 긴꼬리딱새의 이야기를 통해 도가 추진 중인 제주형 생태계서비스 지불제 정책을 소개했다.
표성준 제주도 대변인실 홍보기획팀장은 “환경과 관련한 정책에서 도민들의 관심은 정책 성패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흥미로운 스토리를 통해 이해도를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여름호에 처음 선보여 호응을 얻은 강정태 작가의 엽편소설을 이번 가을호부터 ‘이야기 탐라’라는 제목의 고정 코너로 싣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정소식지는 제주도청 홈페이지에서 전자책으로 보거나, 구독 신청을 통해 집에서도 받아볼 수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