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중한 자주포가 서울 도심을 가로질렀다. 우리 군이 26일 오후 4시 서울 숭례문에서 광화문까지 건군 75주년 국군의날(10월 1일)을 기념한 시가행진을 펼쳤다. 쏟아지는 가을비 속에서도 우리 군 장병들은 시민들을 향해 미소를 짓고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우리 군의 시가행진은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진행됐다. 세계 최정상급 전차로 꼽히는 K2 흑표 전차와 더불어 K1A1 전차, K9 자주포, K55A1 자주포, 비호복합 대공포, 상륙돌격장갑차(KAAV), 다연장로켓 ‘천무’, 대전차유도무기 ‘현궁’, 지대지미사일 ‘현무’,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한국형 무인정찰기가 등장했다.
기계화 장비에 탑승한 군 장병들은 거리에서 시가행진을 관람하는 시민들을 향해 경례한 뒤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거나 엄지를 세워 인사했다. 시민들도 군 장병들을 향해 박수를 보내며 응원했다.
국군의날 행사기획단은 “올해 시가행진은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는 군 본연의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국민과 함께하는 축제의 장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민 모두가 우리 군의 시가행진에 호응한 것은 아니다. 서울시청 앞에서 녹색연합을 포함한 시민단체들은 군 시가행진에 항의하며 ‘힘에 의한 평화는 없다’는 문구를 적은 현수막을 펼쳤다.
서울시는 원활한 행진을 위해 지하철 2·3·5호선을 총 13회 증차하고, 광화문광장에 2개 의료지원반을 설치했다. 서울경찰청은 행진 경로의 모든 구간에 교통안전을 확보하고 적재적소에 경찰 인력을 배치해 질서유지와 인파 관리를 지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