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스트리트 파이터 V’ 종목에 출전한 김관우가 최소 동메달을 확보했다.
김관우는 26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e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트리트 파이터 V 종목 승자조 3라운드 경기에서 대만의 시앙 유린에 2대 1 역전승을 거뒀다. 그는 이번 승리로 승자조 결승전에 진출, 최소 3위를 확보했다.
김관우는 이번 대회에서 4전 전승을 거뒀다. 차례대로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일본, 대만 대표를 꺾었다. 파죽지세로 승자조 결승까지 오른 그는 27일 또 다른 대만 대표 린 리웨이와 승자조 결승전을 치른다. 이기면 최소 은메달을 확정 짓는 최종 결승전에 오르고, 지면 패자부활전 격인 패자조 결승전으로 향한다.
이로써 한국은 대표팀을 파견한 4개 종목 중 2개 종목에서 최소 동메달을 확보했다. 앞서 24일에는 곽준혁이 ‘FC 온라인’ 종목에서 김관우와 마찬가지로 최소 3위 자리를 확보한 바 있다. 그는 27일 승자조 결승전에서 태국 대표에게 패배해 결승 직행에 실패, 패자부활전으로 갔다.
이날 김관우가 꺾은 대만 대표 시앙 유린은 격투 게임의 실력자로 알려졌다. 김관우는 대회 개막 전부터 시앙 유린을 이번 대회에서 가장 견제되는 선수로 꼽아왔다. 가장 높고 험난한 산을 넘은 만큼 e스포츠 첫 금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보조경기장에서 진행된 경기 내용은 취재진에게도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믹스트존 인터뷰에 임한 김관우에 따르면 두 선수의 대결은 접전이었다. 상대가 첫 세트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김관우가 다음 세트부터 약점을 고치고 나와 후반 심리 싸움에서 이겼다.
김관우는 “우리 둘의 경기가 가장 마지막에 끝났을 정도로 접전을 펼쳤다. 1세트를 패배했는데, 내가 잘못한 게 뭔지 파악하고 2세부터 보완했다”며 “상대가 답답해하는 게 느껴졌다. 그 부분을 잘 파고들어서 승리했다”고 전했다.
시앙 유린은 김관우가 고른 캐릭터 ‘베가’의 약점인 공중 공격에 대한 취약함을 집중적으로 노렸다. 김관우는 1세트에서 고전했으나 2세트부터는 상대의 공중 공격을 잘 막아내기 시작해 심리적 우위에 섰다. 그는 “상대의 공격 루트를 끊어내자 답답해하는 게 느껴졌다. 이후 다른 쪽을 공격하려는 것을 역이용해서 이겼다”고 전했다.
김관우와 최종 결승 진출전 진출을 놓고 맞붙을 또 다른 대만 대표 린 리웨이는 이미 해외 e스포츠 대회에서 몇 차례 대결해본 상대다. 김관우는 “오랫동안 알아온 상대인 만큼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할지 조금은 알고 있다. 내가 뭘 잘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다”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철저히 하고, 마음을 다잡겠다. 연습과 필기 내용을 잊지 않고 연습해서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아울러 김관우는 9월 한 달 동안 대표팀을 전폭 지원해준 한국e스포츠협회에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협회에서 마련해준 좋은 훈련 시설을 활용했다. 협회에서 오랫동안 지원해주셨다”면서 “현장에서도 나는 신경 쓸 거 없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서포트를 해주고 계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에만 집중하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저우=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