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민일보 취재에 따르면 고신대 소속 일부 교수는 최근 선출한 이정기 신임 총장의 과거 논문에서 표절과 자기논문 베끼기가 확인됐다며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고신대의 한 교수는 “이 신임총장이 2004년 쓴 박사 학위 논문과 2007년 작성한 영어 논문을 비교하면 중요한 부분이 많이 비슷하고, 논문에 사용한 도표도 7개 이상이 같았다”며 “조사 결과 표절률이 41%로, 자기표절이자 연구윤리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장의 영어 논문은 박사학위 논문(2004)을 비롯해 2005년, 2007년, 2008년, 2010년에 작성한 총 5편이다. 이 가운데 2005년과 2008년 논문은 서로 같거나 유사한 문장이 많았고, 박사학위논문과 비교해 중복이 많았다는 것이 표절 의혹을 제기한 교수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고신대 학교법인인 고려학원은 이런 사실을 인지했으면서도 묵과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총장 후보 인사 검증 과정에서 이사회 단체 대화방에는 ‘이 총장의 논문 자기표절 사실’ ‘총장 취임 후 재직 교수들의 문제 제기 우려’ 등의 대화가 오갔다.
이 총장은 “2005년도 당시에만 해도 논문 표절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었고, 인용 표기 등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았다. 자기 표절에 정직하지 못한 건 사실이지만, 이후 작성한 기독교 대학 논문에서 그런 일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고려학원은 지난 21일 충남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정기 백석대 교수를 신임 총장으로 선출했다. 앞서 이병수 전임 총장은 교수 임금 체납, 운영비 중단 등 대학 경영난의 책임을 지고 지난달 중순 스스로 물러났다.
고려학원은 차기 총장을 선출하기 위해 지난달 30일까지 공모를 진행했으나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에 지난 20일까지 재모집을 시행한 결과 이 교수가 단독 지원했다. 이어 열린 이사회 찬반투표에서 이 교수는 3분의 2의 찬성표를 얻어야 하는 1차 투표에서 찬반 5 대 6으로 떨어졌고, 50% 이상 표를 얻으면 되는 2차 투표에서 찬반 7 대 4로 차기 총장으로 선출됐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