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런 짓을’…집단폐사 비둘기 사체에서 독극물 검출

입력 2023-09-25 17:27 수정 2023-09-25 20:58

광주 풍암동 근린공원에서 집단폐사한 비둘기 사체에서 생명에 치명적인 농약 성분이 검출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광주 서구는 “지난 17일 무더기 발견된 비둘기 사체에 대한 광주보건환경연구원 정밀 분석 결과 기준치 이상의 카보퓨란(carbofuran)이 검출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25일 밝혔다.

서구는 누군가 비둘기를 없애기 위해 모이에 고의로 독극물을 넣은 것으로 보고 죽은 비둘기 21마리 가운데 2마리를 보건환경연구원에 보내 폐사 원인규명을 요청했다.

분석 결과 검출된 카보퓨란은 카바메이트계 독성 물질로 농약에 주로 사용되는 성분이다. 조류 진드기 박멸용으로 사용될 만큼 치명적인 살충제 성분의 바이펜트린(bifenthrin)도 일부 검출됐다.

보건환경연구원은 비둘기가 카보퓨란 중독증과 바이베트린에 의해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성분 검사 결과를 서구에 통보했다.

경찰은 서구의 수사의뢰에 따라 비둘기 사체가 집단으로 발견된 풍암동 신안근린공원 일대의 cctv 등을 토대로 모이에 독극물을 주입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비둘기 사체들은 지난 17일 낮 12시 58분쯤 광주 서구 풍암동 신암근린공원에서 발견됐다. 현행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정당한 사유없이 야생생물을 죽게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