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세 국대 4번 “홈런 생각 않을 것”…왼손 부족 마운드 숙제

입력 2023-09-24 17:33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 노시환(왼쪽)이 문동주와 함께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홈런 생각은 완전히 없애려고 해요. 무조건 정확하게 맞히는 데만 초점을 맞출 생각입니다.”

한화 이글스 노시환은 자타공인 2023시즌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히트 상품이다. 23살의 나이로 홈런 1위(31개)를 질주하며 신흥 거포의 입지를 굳혔다. 그런 그의 입에서 “짜임새 있는 야구”라는 말이 나왔다. 명예회복을 벼르는 태극전사들의 의지가 엿보였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둔 야구 대표팀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식 훈련을 진행했다. 전날에 이어 류중일 감독 및 코치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구슬땀을 흘렸다.

중심타자를 예약해둔 노시환은 기자회견을 통해 각오를 다졌다. 지난 21일까지 9월 17경기에서 1홈런으로 부진했던 그는 대표팀 소집 전날인 22일 시즌 31호포를 기록하면서 감을 끌어 올렸다. “상대 팀에 좋은 투수들이 많지만 밀릴 것 같진 않다”고 강조한 그는 “(주 포지션인) 3루 외에 1루 수비도 연습하고 있다. 어느 포지션으로 나가든 자신 있다”고 밝혔다.

소속팀 후배이자 마운드의 핵으로 꼽히는 문동주도 마이크 앞에 섰다. 그는 지난 3일 LG 트윈스전을 끝으로 올해 1군 등판을 마무리하고 퓨처스리그에서 회복에 주력했다. 문동주는 “처음 만나면 투수가 유리하다고들 하지 않느냐”며 “(노)시환이 형이 점수 뽑아줄 거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웃어 보였다.

선수단의 노력과 별개로 대표팀은 소집 직전 한 차례 논란에 휩싸였다. 손가락 물집을 이유로 KIA 타이거즈 이의리를 교체하는 과정이 도마에 올랐다. 부상이 아닌 단순 부진 때문에 이미 정해둔 엔트리에 손을 댄 게 아니냐는 의심이 쏟아졌다. 급기야 류 감독이 직접 “이 상태론 (경기당) 80구 이상 못 던질 거라 생각했다”고 해명에 나섰다.

NC 다이노스 구창모에 이어 이의리까지 낙마하며 마운드의 무게감은 확연히 줄었다. 김영규가 합류했지만 전업 좌완 선발이 없는 엔트리로 국제대회를 맞게 됐다. 자연히 상대 좌타자 봉쇄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문동주는 “좌타자든 우타자든 가리지 않겠다”며 “어떤 상황에도 준비돼있다”고 강조했다.

타선에선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게 급선무다. 김성윤과 윤동희가 승선하면서 가용 자원 자체는 늘어났으나 타격 기량과 국제대회 경험 면에서 이정후의 존재감에 크게 못 미친다.

대표팀은 휴식일인 25일 체력을 비축한 뒤 26일 상무와 연습경기로 실전 감각을 점검한다. 출국은 오는 28일이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