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3차전. ‘작은 거인’이다연(26·메디힐)의 6m 가량의 버디 퍼트가 거짓말처럼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호주동포’ 이민지(27·하나금융그룹)의 3m 버디 퍼트가 홀을 벗어 나자 이다연은 얼굴을 감싸고 눈물을 터트렸다.
이다연이 24일 인천 베이즈베스트 청라G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에서 우승했다.
이다연은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줄이고 버디 4개를 잡아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를 기록한 이다연은 이민지, 패티 타와타나낏(태국)과 공동 선두로 정규 라운드를 마쳐 연장 승부에 들어갔다.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 이다연과 이민지는 파를 잡고 타와타나낏이 보기에 그쳐 먼저 탈락했다.
같은 홀에서 치러진 연장 2차전에 이다연은 파퍼트를 놓쳐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민지가 약 80cm 거리의 파 퍼트를 실패하면서 기사회생하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지난 4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KLPGA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이다연은 약 5개월 만에 시즌 2승, 개인 통산 8승째를 달성했다.
우승상금 2억7000만 원을 획득한 이다연은 시즌 상금 6억8508만6333원으로 늘려 상금랭킹 3위로 올라섰다.
이다연은 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연장전은 처음이라 긴장했다. 나름 잘 즐겼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다연은 우승이 결정된 순간 경쟁자인 이민지와 포옹하면서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이 대회 첫 회때 3타차 역전패를 당한 적이 있다. 그리고 작년에 부상 극복하고 우승한 것이라 눈물이 났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 챔피언 퍼트 순간 “‘한 번 믿고 쳐보자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퍼트 했다”면서 “마지막 메이저대회에서도 우승하고 싶다. 남은 대회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세계랭킹 7위 이민지는 2021년 대회에서도 연장 접전 끝에 송가은(23·MG새마을금고)에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이소미(24·대방건설)는 4위(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 타이틀 방어에 도전했던 김수지(27·동부건설)는 배소현(20·프롬바이오)과 함께 공동 5위(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대회를 마쳤다.
상금 1위 이예원(20·KB금융그룹)은 공동 7위에 입상해 올 시즌 처음으로 누적 상금 10억 원을 돌파했다. 이번 대회에서 상금 4500만 원을 획득한 이예원의 시즌 누적 상금은 10억4454만4197원으로 늘었다.
이로써 KLPGA투어 단일 시즌 상금 10억원 고지에 오른 선수는 총 9명으로, 모두 10차례 나왔다. 이예원에 앞서 김효주, 박성현, 고진영, 이정은, 최혜진, 장하나, 박민지가 이른바 ‘10억 원 클럽’ 멤버다. 박민지는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10억 원 이상을 벌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