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근대5종의 간판 김선우(경기도청)가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겼다.
김선우는 24일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개인전에서 장밍위(중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대한민국 선수단을 통틀어 전체 첫 메달이다.
그럼에도 결승선을 두 번째로 통과한 뒤 그의 표정은 줄곧 어두웠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면서도 눈시울이 붉었다.
그는 은메달을 획득한 뒤 “너무너무 아쉽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날 펜싱, 승마, 수영에서 모두 선두권 성적을 유지한 김선우는 레이저 런(육상+사격)에선 특히 육상에서 선전하며 선두로 나서기도 했으나 사격에서 여러 차례 주춤한 것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김선우는 “총이 장전하는데 격발이 되는 등 좀 예민해진 느낌이 들었다. 제가 힘이 들어갔던 건지, 습해서 총의 문제가 있었던 건지”라며 “처음에 느낌 좋게 쏘고 있었는데, 사격에서 자꾸 어긋나다 보니 육상에서 자꾸 힘들어졌다”고 떠올렸다.
개인전보다도 더 금메달을 기대한 단체전에서 동료들이 모두 승마에서 점수를 따지 못해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던 것도 김선우가 웃을 수 없는 이유였다.
김선우는 뒤이어 믹스트존으로 들어온 한 살 언니 김세희(BNK저축은행)와 부둥켜안으며 또 한 번 눈물을 터뜨렸다.
김선우는 “단체전은 3명이 메달을 함께 딸 수 있어서 같이 웃으며 돌아가고 싶었는데, 다른 선수들이 많이 긴장했는지 성적이 좋지 못해 저도 속상했다”면서 “너무 아쉽고 속상해서 감독, 코치님과도 얘기를 별로 나누지 못했다. ‘괜찮다, 잘했다’ 해주셔서 더 마음이 울컥했다”며 다시 말을 잇지 못했다.
김선우는 “근대5종이 주로 종합 대회의 막바지에 열리다가 이번에는 초반에 열려 첫 메달을 따게 됐는데,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아쉽기는 하지만, 값진 메달이니 웃으며 시상대에 올라가고 싶다”고 밝혔다. 시상대에서도 눈물을 훔치던 김선우는 마지막엔 어렵게 미소를 지었다.
이번 대회 개인전에서 입상하며 그는 상위 5명에게 주는 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도 거머쥐었다. 김선우는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부족함을 많이 느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동계 훈련부터 착실히 해서 다음 시즌을 완벽하게 준비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근대5종은 한 선수가 펜싱, 수영, 승마, 레이저 런(육상+사격)을 모두 치르는 종목이다.
2014 인천대회 단체전 금메달 멤버인 김선우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대회 개인전 동메달에 이어 아시안게임에서 3회 연속 메달을 획득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