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신(총회장 변세권 목사)이 19일부터 21일까지 2박 3일의 일정으로 경북 문경시 농암면 STX리조트에서 개최한 제108회 총회가 마무리됐다. 이번 총회에서 논의된 내용의 면면을 살펴보면 교단의 정체성을 다시 확인하며, 미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지속해서 연구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예장합신은 먼저 급변하는 시대의 요구에 맞서 교단·신학대학원(신대원)·미자립교회가 제대로 유지될 수 있도록 각각 연구위원회를 두고 운영키로 했다. 위원회 구성은 총회치리협력위원회에 맡기기로 했다. 앞서 예장합신 총회정책연구위원회는 총회에 ‘합신 총회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정책 제언’을 냈다. 제언에는 통합 가능한 건강한 교단과 통합을 추진할 수 있는 ‘교단 통합 추진 연구위원회 구성’,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합동신대원)의 신학생 수급, 운영, 신학교 통합 등에 관한 대책을 마련할 ‘합동신대원 종합대책연구위원회 구성’, 미자립·개척교회 등을 살릴 대책을 마련할 ‘미자립 대책 연구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담겼다.
총회정책연구위원회는 “선진국에서 나타났던 탈종교화 현상, 반기독교적 사회 분위기, 코로나로 인한 교회 이탈과 신앙의 해이, 목사와 그리스도인들이 믿음의 본을 보이지 못함으로 인한 기독교 인구가 급속하게 감소하고 있다”며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 놓인 우리 합신총회를 살리고, 한국교회를 살려야 하는 새로운 시대적 소명 앞에 서 있다”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올해 총회에 올라온 헌의안에도 미래 목회를 대비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은 잘 드러난다. 수원노회는 “최근 유전자 연구의 활성화와 인공지능의 혁신적 발달로 전통적, 성경적 기준이 아닌 존재의 등장과 이를 인간으로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신학적, 윤리적 의문이 제기된다”며 “구원받아야 할 대상으로서의 ‘인간’을 정의하는 성경적 기준을 제시해달라”고 헌의안을 올렸다. 또 강원노회는 가상공간을 의미하는 메타버스와 그 속에 세워진 교회인 메타처치에 대한 신학적 입장 정리와 실제 처리 지침 방안 등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헌의했다. 이에 총회는 해당 헌의안 두 건을 총회신학연구위원회로 보내 연구하기로 했다.
예장합신은 또 개척교회 등에 새롭게 부임하는 목사의 국민연금 납입분을 일부 지원하는 건도 지속해서 시행해나가기로 했다. 이 같은 내용을 총회에 보고한 합신총회유지재단 이사장 박영선 목사는 이 제도가 잘 정착되고 지속해서 활성화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육바라밀’ 등의 언사로 논란을 빚은 손원영 서울기독대학 교수에 대해서는 “‘이단성’이 있으므로 교회와 신자들이 미혹되지 않도록 교류 및 참여를 금지하며 2년 동안 지켜본 후 제110회 총회에서 다루기로 한다”고 결의했다. 동성애를 옹호하는 내용이 담긴 ‘퀴어신학’ 이단 규정 청원의 건은 지난 제102회기 총회에서 임보라씨를 이단으로 규정할 때 퀴어신학을 이단 사상으로 규정했기에 재론하지 않기로 했다.
총회는 정성엽 현 총회 총무의 연임 건도 통과시켰다. 임기는 3년이다. 또 합신총회세계선교회 신임 이사장으로 이재헌 목사를, 신임 회장으로 김병진 목사를 인준했다. 이들의 임기는 이달부터 2025년 8월까지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