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6년 임기를 마치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좋은 재판’의 지평을 넓혔다고 자평하면서도 최근 문제로 제기된 재판 지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김 대법원장은 2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 참석해 “취임사에서 사법부가 국민에게 드릴 수 있는 최고의 보답은 독립된 법관이 공정하고 충실한 심리를 통해 정의로운 결론에 이르는 ‘좋은 재판’이라고 말한 바 있다”며 “그동안 사법부는 좋은 재판을 실현하기 위한 제도 개선과 여건 마련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했다”고 했다.
다만 최근 법원의 문제로 제기된 재판 지연 문제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저력은 최근 제기되고 있는 재판 지연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발휘될 수 있어야 한다”며 “국민이 재판에서 지연된 정의로 고통을 받는다면 우리가 추구해온 가치들도 빛을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 대법원장 취임 첫해인 2017년 전국 법원 민사 1심 사건 중 2년 내 판결이 나오지 않은 사건(장기미제사건)은 5345건이었으나 2022년 1만4428건으로 약 3배 증가했다.
김 대법원장은 재판 지연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충실한 재판과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의의 신속한 실현도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가치이지만 충실한 심리를 통해 정의로운 결론에 이르러야 한다는 우리의 방향도 결코 되돌릴 수 없다”며 “재판의 양과 질, 사건 처리의 신속성과 충실성 중 어느 하나의 가치에만 치우치지 않고 조화와 균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할 때 비로소 ‘국민을 위한 좋은 재판’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대법원장은 “모쪼록 모든 허물은 저의 탓으로 돌려 꾸짖어 주시되, 좋은 재판을 실현하기 위해 밤을 낮 삼아 열심히 일하는 사법부 구성원들에게는 따뜻한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는 오는 25일 김 대법원장의 후임으로 지명된 이균용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표결한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재산 신고 누락 의혹 등이 논란이 된 가운데 야당의 반대로 임명동의안이 부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