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오는 23일 항저우아시안게임 개회식 참석을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22일 “한 총리와 시 주석의 회담 일정을 중국 측과 협의 중”이라며 “시간과 장소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고위급 인사와 시 주석의 회담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한중 정상회담 이후 없었다. 한 총리가 시 주석을 만나면 10개월 만에 성사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리창 중국 총리와 회담했다. 한 총리와 시 주석의 회담이 성사되면 16일 만에 이뤄지는 한중 고위급 회담이 된다.
한 총리의 아시안게임 참석은 개최국인 중국과 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준 행보로 볼 수 있다. 우리 정부는 대륙별 종합 체육제전인 아시안게임 개회식에 통상 장관급 인사를 파견해왔다.
한 총리는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아시안게임 개회식 참석에 대해 “대개 문체부(문화체육부) 장관이 갔던 것 같은데, 총리가 가 중국에 그런 사인(관계 개선의 신호)을 줄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며 “개회식에서 시 주석과 만날 기회가 있고, 대화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안보 원칙을 이야기하며 중국을 설득하는 노력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서로 존중하며 상호 이익을 위해 대화하는 것이 이웃으로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한·중·일 정상회담도 추진 중이기 때문에 총리가 가는 것을 ‘한중 관계가 잘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하나의 시그널로 받아들여도 좋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오는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항저우로 출발한다. 1박 2일 일정의 방중에서 마지막 날인 24일 한국 선수단과 조찬 일정도 조율하고 있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했다.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 총리 해임건의안은 재적 295표 중 찬성 175표로 가결됐다.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의 가결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다만 강제성이 없는 해임건의안을 윤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