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칼빈신학교가 에이레네(평강) 오피스텔과 공존하는 이유

입력 2023-09-22 07:50 수정 2023-09-23 13:17
칼빈신학교 교수와 학생들이 지난 12일 칼빈대학교회에서 채플시간에 예배를 드린 뒤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부산 칼빈신학교(학장 이진섭 목사)는 개혁신학을 바탕으로 부산·울산·경남(부울경) 복음화를 이끌어갈 영적 지도자와 신실한 사역자가 되도록 교육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영성을 살리는 일꾼을 양성하고, 개혁주의 신학을 바로 세우며 하나님 말씀인 성경을 바로 가르친다. 보수개혁신학을 바탕으로 영적 지도자 양성을 목적으로 세워졌으며 그런 인재를 사역지로 보낸다. 지난 12일 부산 칼빈신학교의 채플시간에 참석해 학장 이진섭 목사를 만났다.

이 학장은 신학교의 가장 큰 장점에 대해 “수도국제대학원대학교 인준을 받은 실천신학연구원으로서 총회교역자를 양성하는 목회대학원과정을 운영한다”며 “수도국제대학원대학교는 1600여개 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개혁) 인준 신학대학교”라고 말했다. 여기를 졸업하면 수도국제대학원대학교, 대한신학대학교, 미국 California Central University, Cohen University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고 목회자, 선교사, 신학자, 기관목사가 될 수 있다. 특히 California Central University의 학위과정은 부산칼빈신학교에서 취득한 학점만으로 학위를 받을 수 있고 대학총장의 증서를 받을 수 있는 부산, 경남의 유일한 신학교다.

칼빈신학교는 매년 20명 이상 졸업생을 배출한다. 졸업생 80%가 교회개척, 전도사, 선교사, 협동목사로 사역한다. 매주 화요일은 종일반, 야간반이 모여 채플 강의를 듣는다. 채플은 학점은 없으나 의무과목으로 80% 이상 출석해야 졸업 할 수 있다. 이진섭 학장은 지난 12일 채플시간에 ‘영생의 확신’(요일 3:13~15)이라는 주제로 말씀을 선포했다. 이 학장은 “구원받은 성도는 세상적 가치관으로 살아가는 사람과 구별되는 사람이다”며 “하나님의 자녀가 되면 내적, 외적 변화가 나타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섭 학장은 12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영성과 인성에 초점을 맞춰 지도자 배출에 올인하겠다”고 말했다.

신학교가 입주한 에이레네(평강) 오피스텔은 15층으로 건축됐다. 1~6층은 신학교와 교회가 사용하며 7층부터는 주거용으로 일반 입주자가 거주한다. 신학생과 교인과 주민이 공존하는 셈이다. 이런 특별한 구조는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칼빈신학교와 칼빈대학교회가 오피스텔과 함께 입당해있는 에이레네(평강)건물 전경.

건물이 완공될 때까지 이 학장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먼저 경험이 없었고 남의 말을 잘 믿는 성향 탓에 시공사만 믿고 있다가 공사대금을 지불 못해 공사가 중단돼 건물을 잃을 뻔했다. 경매로 넘어갈 위기에 이 학장 부부는 오직 기도와 감사일기 적는 것에 매달렸다. 절대감사 절대긍정의 힘으로 버텼다.

모든 과정을 하나님께 맡기니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공사 공정률이 터무니없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대출기관장이 이 학장의 신실함을 보고 대출해줄 수 있는 지인을 소개해줘 공사가 재개됐다. 내면에 있던 불안, 불평, 두려움이 사라졌고 기쁨으로 충만했다. 불가능을 가능케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으로 준공 4년 만인 지난해 5월 건물이 완공돼 부산칼빈신학교와 칼빈대학교회가 입당하게 됐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이뤄졌다. 평강의 하나님을 기억하는 뜻에서 건물이름을 에이레네(평강)로 지었다. 이 학장은 “믿는 사람만 아는 건물명으로 무슨 뜻인지 모르고 입주하는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할 수 있어 참 좋다”고 말했다.

칼빈신학교 학생회장 이선복(58) 장로는 “신학을 체계적으로 공부해 졸업 후 해외 선교사로 봉사하고 말씀도 전하면 사역이 파워풀 할 것 같아 입학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칼빈신학교에는 확실한 미래목표를 꿈꾸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공부에 매진하는 학생들이 많다.

설교학을 강의하는 박신철 교수는 “말씀선포가 인문주의적이다. 강단을 통해 교회를 바르게 세워가려면 말씀선포가 구속사적 중심이어야 된다”며 “한국교회 강단은 교회성장주의적이고 기복주의적이다. 이것을 어떻게 말씀중심으로 돌아가게 하느냐에 중점을 두고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은 학문 과목에 전문성있게 충실히 공부하며 성실하게 다녀야 된다. 지도자 수업을 받는 학도로서 인성을 가져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진섭 학장은 “우리 신학교 강사는 성경 공부하듯, 설교하듯 강의하지 않는다. 원칙을 고수하며 신학석사, 박사과정 수료자에 한해 강사로 섭외한다”며 “우리 신학교가 일반대학교와 견줄 수 있는 수준이 되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