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것과 관련해 “좀 여러 가지를 생각해봐야 할 때인 것 같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전 총리는 21일 오후 전남 장성군 장성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21세기 장성아카데미 강연 직후 뉴시스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추후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 발표가 있을 것이냐는 물음에는 “그 부분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이 전 총리는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질의응답을 마치고 강연장을 나섰다.
해당 발언이 보도된 이후 이 대표 강성 지지자인 이른바 개딸들 사이에서는 이 전 총리에 대한 성토가 빗발쳤다. “왕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개딸들이 비명계를 일컫는 말)이다” “이제 와서 뭔 생각을 하나” “당신 추종자들 데리고 나가서 (신당) 창당하라” 등의 거친 반응이 쇄도했다.
당 내 친명(친이재명)계 사이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 찬성표를 던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비명(비이재명)계에 대한 분노가 커지는 상황에 이 전 총리에게까지 불똥이 튄 모양새다.
앞서 이 전 총리는 지난 10일 단식 11일 차였던 이재명 대표를 국회 본청 앞 단식천막으로 찾아가 “국민들이 이 상황을 아주 착잡하게 보고 있다. 단식을 거두고 건강을 챙겼으면 한다”고 만류한 바 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총 295표 가운데 찬성 149표로 가결됐다. 반대는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였다. 이는 민주당에서 가결 이탈표가 29표 이상 나왔다는 의미로 한동안 당 내 거센 후폭풍이 일 전망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