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유치 성공한 국방 AI 스타트업… 유럽 투자 신기록

입력 2023-09-24 06:05 수정 2023-09-24 06:05
헬싱의 기술 시연 모습. 헬싱 홈페이지 갈무리

유럽에서 새로운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다. 독일의 국방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헬싱(Helsing)이 주인공이다. 유럽 AI 스타트업 투자 금액 가운데 신기록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2021년 설립된 헬싱은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해 국방과 정보 및 국가 안보 시스템의 의사 결정을 돕는 AI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24일 미국 테크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헬싱이 2억3000만 달러(약 3079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투자는 사업성 검증이 끝난 단계인 시리즈B 라운드로 이전 시리즈A 투자 단계에서는 1억250만 유로(약 1781억원)을 유치한 바 있다. 이번 투자유치로 헬싱은 기업가치가 17억 유로(약 2조4228억원)에 달한다. 이번 투자는 지난 6월 프랑스 AI 스타트업인 미스트랄이 세운 단일 라운드 투자금액인 1억1300만 달러(약 1513억원)를 넘어섰다.
국민일보DB

헬싱은 지난 6월 스웨덴의 중공업과 방위산업을 담당하는 기업 사브(Saab)와 함께 독일 정부의 유로파이터 제트 전투기에 AI 기반 전자전 기능을 제공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달에는 ‘미래 항공 전투 시스템(FCAS)’ 프로그램을 위한 AI 시스템 구축에도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또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에 AI 기술을 제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헬싱의 AI는 현대전에서 사용되는 각종 군사무기에 붙어있는 센서와 전투기, 드론 등의 무기시스템에서 생성되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한다. 알고리즘을 통해 마치 비디오 게임처럼 지도 위 전장에 데이터들을 실시간으로 시각화해 표현해준다.

이번 투자는 지난 2년간 헬싱 설립 이후 유럽에서 방위 산업에 대한 견해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보여준다. 2021년 스포티파이 창업자인 다이넬 에크는 1억 유로(약 1426억원)를 헬싱에 투자했다. 당시 많은 스포티파이 사용자들은 자신의 구독료가 ‘무기 산업 자금’으로 사용된다는 사실에 불평불만을 쏟아냈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방 AI에 단일 라운드 최대 투자 규모를 갱신해 국방 기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토르스텐 레일 헬싱 공동 설립자는 성명에서 “이번 투자 라운드는 유럽에서 받는 신뢰에 대한 증거”라며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AI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