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와 국립공원공단은 공군부대 주둔 이후 57년간 출입이 통제된 무등산 정상부 ‘인왕봉’을 23일부터 상시 개방한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무등산을 찾는 탐방객들은 언제든 자유스럽게 이곳에 오를 수 있게 됐다.
광주시는 개방 당일 오전 9시 40분 서석대 일원에서 무등산 정상 상시 개방 개통식을 연다. 반세기 넘게 광주시민과 탐방객의 출입을 막아온 목재 펜스 걷어내기, 시민과 걷기 등 단출한 기념행사도 진행한다.
상시개방되는 코스는 서석대 주상절리에서 부대 후문 옆을 지나 인왕봉 전망대까지 갔다가 다시 내려가는 왕복 코스 780m 구간이다.
개방에 앞서 부대 후문 옆부터 인왕봉까지는 군사시설 보안유지를 위해 높이 3m·길이 90m가량의 가림막이 설치됐다.
폭 1.8m로 2명 이상의 교행이 가능하도록 들어선 해당 구간 새 데크 탐방로는 경사가 가파른 만큼 탐방객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오후 4시까지만 운영한다.
시와 공단 무등산관리사무소는 탐방로 초입부인 서석대 주변에 안전통제소를 설치했다. 이곳은 적절한 인원 통제뿐만 아니라 만일의 산악사고 때 응급환자 이송과 치료 또는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게 된다.
인왕봉, 천왕봉, 지왕봉 3개 봉우리를 가진 무등산 정상부는 공군부대 방공포대가 주둔한 1966년 12월부터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다.
이후 광주시민 등의 줄기찬 요구에 따라 2011년부터 새해 해맞이, 단풍철, 시민의 날 등에 해마다 2~4회 간헐적으로 개방돼왔다.
시는 2015년 12월 국방부와 체결한 방공포대 이전협약에 이어 지난해 12월 공군 제1 미사일 방어여단, 국립공원공단과 맺은 업무협약을 토대로 무등산 정상의 상시개방을 끈질기게 추진해왔다.
그 결과 국방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 등의 협조로 57년 만에 무등산 정상부 개방의 성과를 거두게 됐다. 시와 무등산관리사무소는 2025년까지 방공포대가 옮겨가면 천왕봉과 지왕봉 나머지 2개 봉도 상시개방한다는 방침이다.
무등산은 2018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된 데 이어 올해 2월 재인증을 받았다. 세계적 희소성을 가진 주상절리대로 평가되는 서석대와 입석대는 2005년 천연기념물 제465호로 지정됐다.
사계절 내내 일반 시민과 등산객의 산행뿐 아니라 지질탐방 명소로 꼽힌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광주의 얼굴을 되찾고 싶어하는 염원이 드디어 결실을 보는 것 같아 무척 기쁘다”며 “나머지 천왕봉과 지왕봉도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드리기 위해 방공포대 이전작업에 더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