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천국’ 덮친 AI …갈라파고스 방역 초비상

입력 2023-09-21 00:01 수정 2023-09-21 00:01
18일(현지시간)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헤노베사 섬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AFP연합

찰스 다윈의 진화론 연구로 잘 알려진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첫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사례가 발견돼 방역 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국립공원은 19일(현지시간) 제도에서 눈에 띄게 아픈 새들이 발견돼 새 5마리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고병원성 H5N1형 AI 양성 사례가 3건 발견됐다고 AFP,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갈라파고스 제도에는 고유종 조류만 78종이 서식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종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어 ‘조류 관찰자의 천국’으로도 불린다. 지금도 세계에서 생태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서식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에콰도르 당국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조류 인플루엔자가 남아메리카에서도 발생하자 갈라파고스에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대비했다.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이번에 발생한 H5N1형 AI는 일반적으로 계절성 발병에 국한됐으나 2021년부턴 전 세계에서 연중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AI 발병 규모가 역대 최대라고 전했다.

H5N1형 AI는 일반적으로 사람 간 감염 위험이 크지는 않지만 최근 포유류 발병 사례가 급증하면서 인간 감염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성명을 통해 “AI 바이러스 가운데 고병원성인 H5N1 바이러스가 대규모 살처분 조류에서 검출됐으며 인간과 생물학적으로 가까운 포유류에서 H5N1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사례도 급격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2월 캄보디아 당국은 H5N1 바이러스에 감염된 11세 소녀가 사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숨진 소녀의 아버지도 AI 양성 반응이 나왔다.

임소윤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