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화전 양면책’…文정부 ‘통계조작’ 비판하면서도 ‘의회정치’ 복원 호소

입력 2023-09-20 17:02 수정 2023-09-20 17:03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과 김만배씨 허위 인터뷰 의혹을 매섭게 질타했다.

윤 원내대표는 그러면서도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우리 의회민주주의는 종언을 고하고 말 것”이라고 여야 협치를 당부했다.

이번 대표연설과 관련해 윤 원내대표가 ‘화전(和戰) 양면책’을 구사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야당을 공격하면서도 대화 필요성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윤 원내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과 체포동의안 표결 등 민감한 현안도 거론하지 않았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대표연설에서 “지난 정부는 정책을 고치는 대신 통계를 조작했다”면서 “상상하기도 힘든 국기문란 행위”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어 “최근 감사원 감사로 드러난 부동산 통계 조작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면서 “정부가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이용해 가짜 통계와 가짜뉴스를 생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또 허위 인터뷰 의혹을 ‘가짜 인터뷰 대선 공작 게이트’라고 규정하면서 직격탄을 날렸다.

윤 원내대표는 “진영 논리를 따르는 일부 언론사들은 기본적인 팩트 체크도 하지 않고 대대적으로 보도해 가짜뉴스의 확성기 역할을 했다”면서 “선거를 방해하고 조작하는 이런 범죄야말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테러이며 국민주권을 찬탈하려는 시도”라고 날을 세웠다.

윤 원내대표는 “가짜뉴스를 막는 일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중차대한 과제가 됐다”면서 “국민의힘은 선거법 등 개정 과정에서 가짜뉴스 대응 방안을 확실하게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또 “반일감정을 선동하고 정부의 외교를 비난하며 국민을 편 가르는 일도 이제 그만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의회정치의 복원을 호소했다.

윤 원내대표는 “우리 스스로 욕설과 막말부터 자제하고 여야 소통도 늘려나가자”면서 “정부에도 정책 설명과 입법 과제 설명을 위해 야당 의원실 문턱이 닳도록 찾아가도록 요청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또 사회적 약자 지원·인구 위기 극복·좋은 일자리 창출 등을 민생 8대 과제로 꼽은 뒤 “이런 민생 8대 과제를 두고 누가 더 잘하나 경쟁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윤 원내대표는 약 45분간의 연설에서 ‘협력’을 12차례 언급했다.

윤 원내대표는 “여야가 서로 다른 정책을 갖고 경쟁하면서도 국민과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잊지 않기를, 대화와 타협의 노력을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