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마트·백화점 대표 교체… 한채양·박주형 통합대표 체제

입력 2023-09-20 16:46 수정 2023-09-20 16:49
한채양 대표

신세계그룹이 실적이 부진한 백화점과 이마트 대표를 교체했다. 계열사 대표 25명 중 주요 계열사 9명을 바꾸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통해 분위기를 쇄신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은 20일 정기 인사에서 이마트 강희석 대표가 물러나고, 조선호텔앤리조트 한채양 대표가 이마트 새 대표가 됐다고 밝혔다. 한 신임 대표는 이마트뿐만 아니라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오프라인 유통 사업군을 맡는다. ‘3사 1대표 체제’다. 백화점은 손영식 대표가 떠나면서 신세계센트럴시티 박주형 대표가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박 대표도 백화점과 센트럴시티 대표를 함께 책임진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13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57.2% 줄어든 성과다. 올해 상반기에는 연결 기준 394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385억원의 영업이익에서 적자전환한 것이다. 2021년 G마켓 인수 등이 실적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됐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3조139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이 13.8% 줄었다. 영업이익 역시 30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박주형 대표

신세계푸드 송현석 대표는 신세계L&B 대표까지 겸직하고 신세계프라퍼티 임영록 대표는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까지 함께 맡게 됐다. 신세계그룹은 통합 대표 체제를 통해 조직 역량을 결집하고 성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는 대표이사 교체와 함께 그룹의 리테일 통합 클러스터도 신설했다. 통합 리테일 클러스터 산하에는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신세계프라퍼티, SSG닷컴, 지마켓을 두고 시너지를 도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내에서 전략·재무통으로 통하는 한 대표는 2019년부터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를 맡아 영업손실을 개선해 지난해 영업이익 222억원을 달성했다. 박 대표는 이마트와 백화점은 물론 개발사업을 주로 하는 센트럴시티까지 두루 경험해 백화점 적임자로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는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졌다. 신세계그룹이 9월에 인사를 하기는 처음이다. 신세계그룹은 매년 12월 1일자로 정기인사를 해왔지만 2019년 이마트 부문만 10월로 인사를 앞당겼고, 2021년부터 백화점 부문도 10월에 함께 인사를 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 등으로 유통업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하기 위한 그룹의 경영 혁신에 대한 의지를 반영한 인사”라고 말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