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아들 리드 잡스(32)가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스타트업 전시회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2023’에서 대중 앞에 섰다. 그는 “평생 하고 싶었던 일은 암을 우리 생애에서 치명적이지 않게 만드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리드 잡스는 이날 투자자로서 최근 벤처캐피탈(VC)을 설립한 이유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가 이 세상에서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암 환자들을 위해 큰 변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암 치료법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벤처캐피탈(VC) ‘요세미티’를 설립했다. MIT를 비롯해 여러 개인과 기관투자자로부터 2억 달러(약 2600억원)의 펀드를 확보한 상태다.
그는 아버지를 언급하며 “암 치료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스티브 잡스는 2011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리드 잡스가 12살 때 처음 암 진단을 받았고 8년 후, 그가 스무 살 때 세상과 작별했다.
리드 잡스는 “우리가 그것(암을 덜 치명적이게 하는 것)의 일부가 될 수 있다면 그것은 정말 내가 원하고 알려지고 싶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암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인류의 과제이지만 그 과제에 성공한다면 매우 큰 보람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내가 믿는 것은 주요 암에 대한 치료가 현재 큰 진전을 보인다는 사실”이라며 “이것은 나에게 큰 동기를 부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폐암과 유방암, 전립선암 등 많은 생명을 앗아가는 암이 바로 그것”이라며 “향후 20년 이내에 사망률이 매우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내다봤다.
회사를 창업할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하는 일이 훨씬 더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며 “한 회사가 할 수 있는 일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선천적으로 경쟁심이 강하고 가족 중에 회사를 창업한다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리드 잡스는 펀드 자금을 4억 달러(5200억원)까지 키우고, 암 치료제를 연구하는 스타트업뿐 아니라 관련 연구에도 지원할 계획이다. 그는 아버지가 암 진단을 받은 후부터 의사가 되기로 하고 스탠퍼드대에서 의대 예비 과정을 밟았으나 아버지가 사망한 뒤에는 역사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