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인공지능(AI) 자회사인 딥마인드가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변이를 찾아내는 AI 분석도구를 개발했다.
딥마인드는 ‘알파미스센스(AlphaMissense)’를 통해 미스센스 돌연변이 7100만개를 분석했고 이 결과를 담은 논문을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딥마인드는 2020년 단백질 구조 예측모델 알파폴드를 만들었는데, 이를 기반으로 알파미스센스를 개발했다.
인간의 DNA는 아데닌(A), 시토신(C), 구아닌(G), 티민(T)의 4가지 염기로 구성돼 있다. 결합하는 순서도 질서있게 정해져 있다. 유전적 장애 등으로 DNA 구조가 어긋나면, 세포 조직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알파미스센스는 DNA가 올바른 모양을 생성하고 있는지 알려줄 수 있다. 만약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잠재적으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분류한다.
딥마인드는 미스센스 돌연변이 7100만개를 분석한 결과, 32%는 질병 유발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57%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양성으로 진단했다. 인간은 평균적으로 약 9000개 이상의 미스센스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고 대부분 양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는 변이에 따라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지가 아브섹 딥마인드 연구원은 “이미 발견된 400만개 이상의 미스센스 변종 가운데 전문가가 병원성 또는 양성으로 분류한 것은 2%에 불과하다. 이는 7100만개라고 했을 때 0.1%에 해당한다”며 “이번 연구는 희귀 유전병 진단을 개선하고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딥마인드는 7100만개의 데이터를 과학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 공개했다.
하지만 알파미스센스가 당장 의료 현장에 적용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아브섹 연구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병원성에 대한 예측이 돌연변이의 생물물리학적 특성을 알려주지 않는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케임브리지 소재 웰컴 생거 연구소의 세포유전학 책임자 사라 테이크만은 “이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과장해 말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에모리대학 생물정보학자 야나 브롬버그도 “의사가 엄격한 성능 평가 없이 실제인 것처럼 믿고 쓰는 건 최악의 악몽이다”고 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