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방미 이틀째인 19일(현지시간)에도 연쇄 양자회담을 갖고,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총력전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코트디부아르 부통령을 접견한 것을 시작으로, 가나·모나코·레소토·수리남·벨리즈·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정상들과 잇달아 양자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하는 리셉션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뉴욕 도착 첫날이었던 18일, 9개국과 정상회담을 갖는 강행군을 펼쳤다. 윤 대통령이 양자회담을 가진 국가는 방미 이틀 만에 17개국으로 늘어났다.
앞으로 20여개국과 양자회담이 예정돼 있어 윤 대통령은 뉴욕을 떠나는 22일까지 모두 40개국 이상의 국가와 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이 이미 정상회담을 가졌거나, 앞으로 가질 예정인 국가의 선정 기준은 철저하게 부산엑스포 유치에 초점 맞춰져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뉴욕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정상회담 상대 국가 선정과 관련해 “현재 우리 편인 것 같은데 더 확실히 해야 할 나라, 현재 분명히 저쪽(경쟁국) 편인 것 같은데 말을 하면 올 수 있을 것 같은 나라, 아직 (어디에 표를 줄지) 고민하고 있는데 확실히 (부산의 경쟁력을) 보여줘야 할 것 같은 나라, 이렇게 세 가지 중에 골랐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한 표를 확보하기 위해 회담 상대국 맞춤형 전략을 펼쳤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혁신 프로그램을 추진 중인 모나코의 알베르 2세 대공을 만나서는 디지털 분야 협력 강화를 제안했다.
또, 국토 대부분이 산림지역인 수리남의 찬드리카퍼사드 산토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산림조사와 복원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소품을 적절히 활용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 부부와 나나 아도 단콰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 부부와의 정상 오찬에서는 ‘가나 초콜릿’이 후식으로 올랐는데, 포장지에 ‘Busan has everything(부산은 모든 것을 갖췄다)’는 문구를 새겨 넣었다.
김건희 여사도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힘을 보탰다.
김 여사는 이날 뉴욕 맨해튼 삼성 837에서 열린 ‘한가위 인(in) 뉴욕’ 행사에 참석해 “부산은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잇는 해양도시로서 대형 항구만 10여개를 보유한 세계 2위의 환적항”이라며 “전후 폐허에서 우리의 도약은 바로 해양도시 부산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어 “해양도시 부산은 한국 경제의 탯줄이었고, 우리 경제의 어머니와 같은 도시”라고 강조했다.
이 행사는 한인 문화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한국의 명절인 추석과 부산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기획된 행사로, 유럽·아시아 등 외신기자들과 뉴욕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뉴욕=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