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11일 실시되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내년 4월 총선의 수도권 민심을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평가받는다.
국민의힘은 김태우 후보를, 더불어민주당은 진교훈 후보를 공천했다. 국민일보는 두 후보의 인터뷰를 각각 보도한다.>
더불어민주당의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는 경쟁자인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 “‘윤석열 키즈’의 부끄러움 모르는 출마”라고 비판했다.
이번 보궐선거가 지난 5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에 대한 대법원 판결로 김 후보가 구청장직을 상실하면서 실시되는 점을 공격한 것이다.
진 후보는 19일 서울 강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반칙으로 퇴장당한 선수가 다시 뛰겠다고 운동장에 들어오는 것은 상식과 공정에 맞지 않다”며 김 후보를 향해 날을 세웠다.
경찰대를 졸업한 진 후보는 문재인정부에서 경찰청 정보국장, 전북경찰청장을 지내고, 경찰청 차장을 끝으로 퇴임했다.
김 후보는 검찰 수사관 출신이라 이번 대결이 ‘검찰 대(對) 경찰’ 구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진 후보는 “강서구민들이 봤을 때 아무 의미 없는 프레임”이라고 강조했다.
진 후보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을 겨냥해 ‘강서구와 아무 인연 없는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한 데 대해 “19년을 강서구에서 살았다”며 “매우 잘못된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진 후보는 또 강서구 숙원사업으로 ‘고도제한 완화’와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꼽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민의힘이 김태우 전 구청장을 공천했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예견한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특권 사면으로 살아난 ‘윤석열 키즈’가 부끄러움을 모르고 출마했다.
강서구민께서도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한다.
퇴장당한 것에 한 마디 사과 없이 대법원 판결을 깎아내리기 급급한 모습에 실망하신 구민들도 많다.”
-경찰 출신 구청장에게 어떤 강점이 있다고 자평하는가.
“33년 동안 경찰 행정 업무를 맡았다. 그중에서도 경찰청 기획조정과장을 역대 최장기간 했다.
경찰의 성과관리, 조직관리, 법안 문제, 국회 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이다. 주로 청와대, 국회, 행정안전부와 업무 조정 협의를 해 왔다.
경찰 행정 경험을 통해 자치행정에 충분히 준비됐다는 점이 나의 강점이다.
또 내가 총경 때 경찰청장 인사청문회만 3번 맡았다. ‘이 사람이라면 국회 대응 업무라던지 정무적 판단을 잘 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일 것이다.”
-김기현 대표 등은 진 후보가 ‘강서구에 연고가 없다’고 비판하는데.
“나는 19년 동안 강서구에서 살았다. 두 자녀 모두 초·중·고등학교를 여기서 졸업했다.
나는 강서구에 살며 서대문에 있는 경찰청으로 출퇴근했다. 인천에 근무하는 집사람도 강서에서 늘 차량으로 오가며 일했다.
강서구에서 시장, 마트 어디 안 가본 곳 없다. 곳곳을 다니면서 생활했던 삶의 터전이다.”
-여야 모두 이번 보궐선거를 굉장히 중요하게 보고 있다. 어떤 심경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나.
“굉장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공천장 줄 때도 말씀드렸지만, 정치 신인으로서 매우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다.
시간이 갈수록 부담감은 더 커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만큼은 꼭 민주당이 이겨야 한다는 구민분들이 많다.
구민 한 분 한 분에게 ‘민주당 도와달라’, ‘진교훈 도와달라’ 호소하고 있다.
강서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강서구청장이 된다면 가장 중요하게 살펴볼 현안은 무엇인가.
“최대 과제는 원도심의 재개발·재건축 문제 그리고 김포공항으로 인한 고도제한 문제다.
공항 반경 4㎞ 내에서 건물 높이에 큰 제약이 걸린다. 강서구 면적의 97.3%가 여기에 영향받고 있다.
고도제한 완화를 위해 적극 노력할 계획이다.
또 구청장실에 재개발·재건축 현황판을 만들어 놓고 실시간으로 강서 주거환경 개선과 원도심 균형 발전을 챙기려고 한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