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11일 실시되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내년 4월 총선의 수도권 민심을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평가받는다.
국민의힘은 김태우 후보를, 더불어민주당은 진교훈 후보를 공천했다. 국민일보는 두 후보의 인터뷰를 각각 보도한다.>
검찰 수사관 출신의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는 문재인정부 청와대의 감찰무마 의혹을 폭로한 혐의로 지난 5월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이 확정돼 강서구청장직을 상실했다.
김 후보는 그로부터 3개월 만에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강서구청장 재도전 기회를 얻었다.
김 후보의 맞수는 경찰청 차장 출신의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를 ‘검찰 대(對) 경찰’ 프레임 대신 ‘행정 전문가 대(對) 치안 전문가’의 대결 구도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서구 속사정을 잘 아는 김 후보 자신이 경찰 경험만 있는 진 후보보다 지역 발전을 위해 더 적합한 인물이라는 주장이다.
김 후보는 19일 서울 강서구의 선거사무소에서 진행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선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한 것에 대해 강서구민들께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그러면서도 “저는 직전 구청장이기 때문에 업무파악할 것도 없이 즉시 일할 수 있다”며 “단기간 내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태우 후보의 강점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진교훈 민주당 후보는 치안 전문가다. 그런데 이번 보궐선거는 행정 전반에 능숙한 구청장을 뽑는 것이다.
저는 1년 가까이 바로 이곳에서 구청장직을 수행했고, 취임 6개월 만에 묵은 숙제 두 가지를 해결했다.
먼저 25년 숙원사업이던 ‘방화동 건설물 폐기장’의 김포시 이전을 최종 합의했다.
다음으로 전세사기 피해가 심했던 화곡동 지역이 국토교통부의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 최종 후보지’로 선정되도록 했다.”
-강서구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
“구도심 문제다. 마곡을 제외한 화곡·등촌·가양동 등 구도심을 마곡지구처럼 활성화시키는 게 핵심 과제다.
강서구 관내 김포공항 때문에 고도제한이 걸려 있어 재개발·재건축에 어려움이 있다.
지자체장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다만 저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3개 정권에 걸쳐 정부부처 감사를 했기 때문에 업무 노하우가 있고, 인적 네트워크도 형성돼 있다.
일반적인 구청장과는 다르다. 어떤 후보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한다.”
-‘검·경 대결’ 구도라는 평가도 있는데.
“검·경 싸움을 붙이는 옳지 않은 프레임이다.
이재명 대표를 구하려는 민주당의 ‘방탄’ 논리에 불과하다. 제 전직은 구청장이다.”
-이번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도 있다.
“지역구민들께는 죄송한 마음뿐이다. 제 사건으로 인한 대법원 판결로 보궐선거를 하게 된 점은 거듭 사과를 드린다.
다만 보궐선거 비용 40억원을 낭비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있다.
구청장 시절 원가절감위원회를 만들어 예산을 허투루 쓰지 못하도록 했고, 연말에 쓸데없이 보도블록을 못 뒤집게 했다.
이렇게 해서 강서구청 예산 1057억원을 아꼈다. 사회적 약자를 돕는 등의 용도로 쓰기 위해 예산을 절감한 것이다. 이런 점도 감안해달라.”
-선거에서 패할 경우, 국민의힘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는데.
“우선, 지지 않는다는 말씀부터 드린다. 강서구는 원래 우리 당에는 험지이기도 하다.
현재 강서구 3개 지역구(갑·을·병) 의원 3명과 강서구의회 의장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우리 당이 전혀 손해 볼 것 없는 싸움이다. 이번 선거가 내년 총선 전초전인 만큼 승리한다면 수도권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강서구 민심을 어떻게 잡을 계획인가.
“민주당 출신 구청장 시절 ‘화곡동 전세사기 사태’가 벌어졌다. 그동안 완전히 방치해둔 것이다.
그래서 제가 만든 슬로건이 ‘화곡을 마곡으로’와 ‘빌라를 아파트로’다.
저는 1심 유죄판결이 나온 상태에서 강서구청장에 당선됐다. 지역구민들에게 받은 은혜를 갚아야 한다.”
구자창 박성영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