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신작이 쏟아진다… 韓 게임사, 세계 시장 정조준

입력 2023-09-20 07:50
네오위즈 'P의 거짓'. 네오위즈 제공.

국내 게임 업계가 콘솔 장르에서 신바람을 내고 있다. 근 몇 년간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주를 이뤘던 것 대비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것이다. 네오위즈를 필두로 넥슨, 엔씨소프트 등 굵직한 게임사들이 국내외 콘솔 시장을 겨냥한 신작 개발에 열을 올리면서 팬들의 기대도 한층 높아졌다. 콘솔 게임이 경기 침체 영향으로 가뭄이 온 국내 게임 업계에 단비가 될 수 있을지 이목을 끈다.

19일 네오위즈의 PC·콘솔 게임 ‘P의 거짓’이 플레이스테이션, Xbox, PC 플랫폼 ‘스팀’, 맥 앱스토어를 통해 글로벌 출시했다. P의 거짓은 19세기 말 벨에포크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울라이크 RPG다. 사실적인 그래픽 기반의 세밀한 인물·배경 묘사와 이탈리아 고전 ‘피노키오’를 잔혹 동화로 각색한 독특한 세계관, 액션성 등이 특징으로 꼽힌다.

지난해 유럽 게임쇼 ‘게임스컴’에서 3관왕에 오르는 등 큰 기대를 받은 이 게임은 명성에 걸맞게 정식 출시 첫날 ‘스팀’에서 인기 1위에 올랐다. 게임을 결제한 이용자 중 90% 이상이 긍정적 평가를 남겼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아직 판매량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아 (매출 영향을) 쉽게 단정 짓기는 어려우나 신규 지식재산권(IP)이자 소울라이크 장르가 해외 평론 사이트인 메타크리틱 등에서 80점 이상의 준수한 성적을 거둔 점은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넥슨은 다음 달 26일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 ‘데이브 더 다이버’를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출시한다. 이 게임은 앞서 다른 플랫폼에서 호평을 받아 ‘보증 수표’로 꼽힌다. 데이브는 지난 6월 28일 스팀에서 국내와 글로벌 동시 출시했는데 세계 게이머들로부터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출시 직후 스팀 기준 글로벌 판매 1위에 오르고 13일여 만에 기준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했다.

엔씨소프트 '쓰론 앤 리버티'. 엔씨 제공.

엔씨소프트는 ‘배틀크러시’와 ‘쓰론 앤 리버티(TL)’을 통해 콘솔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엔씨소프트가 닌텐도 스위치로 처음 선보이는 배틀크러시는 난투형 대전 액션 장르로 내년 상반기 글로벌 출시 예정이다. PC·콘솔 게임인 TL은 오는 12월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개발 작업이 한창이다. 최근 자동사냥을 없애면서 큰 변화를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외에도 넷마블은 PC게임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을 PS 콘솔 버전으로 출시 예정이다.

콘솔 장르 활성화는 과도한 과금을 유도하며 비판을 받은 모바일 MMORPG를 대체하는 신선한 자극으로 평가된다. 콘솔 시장은 북미·유럽에서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시장 확장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제는 시험대에 선 국내 게임사들의 신작들이 실제 어느 정도의 수준을 보여줄 지가 관건이다. 한편으로 P의 거짓을 비롯한 콘솔 게임이 여러 종류의 게임을 묶어 파는 ‘게임 패스’에 출시돼 실적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거란 평가도 있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패스에 묶어 출시하면 이름을 알리는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 국내 게임사들 입장에서 콘솔 시장 진출의 방법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