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아빠와 숨진 채 발견된 5살 딸…국과수 “질식사”

입력 2023-09-19 17:53 수정 2023-09-19 18:00
국민일보DB

인천 한 빌라에서 60대 아빠와 5살 딸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구두 소견이 질식사로 나왔다.

19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9시45분쯤 인천시 남동구 한 빌라에서 60대 남성 A씨와 그의 딸 B(5)양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로부터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는 A씨 가족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숨진 이들을 확인했다.

당시 현장에는 A씨가 극단적 선택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물품이 나왔다. 그러나 B양에서는 눈에 띄는 외상 흔적 등이 발견되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A씨와 B양의 시신을 부검한 뒤 “코와 입이 폐쇄돼 질식사했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B양의 코와 입을 막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해외에서 외국인 여성 C씨를 만나 B양을 낳은 뒤 지난해 2월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지난해 3월 국내 입국해 A씨와 함께 살다가 올해 6월부터 별거를 했다. A씨와 C씨의 별거로 주말에는 A씨가, 평일에는 C씨가 B양을 돌봤다.

C씨는 별거에 들어간 뒤 “남편으로부터 폭행 및 협박을 당했다”며 A씨를 경찰에 고소했던 상태다.

이후 경찰은 A씨가 폭력을 저지른 정황이 있는 것으로 보고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고 7월 법원이 보호처분을 내리는 ‘가정보호사건’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17일 숨진 채 발견되기 직전 C씨에게 ‘네가 나와 딸을 죽이는구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