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철도보급창고 이달 말 이전…‘모듈트레일러’로 들어서 옮긴다

입력 2023-09-19 13:39 수정 2023-09-19 15:58
국가등록문화재인 대전 철도보급창고 전경. 대전시 제공

국가등록문화재인 대전 ‘철도청 대전지역사무소 재무과 보급창고(철도보급창고)’가 이달 말 대전 신안2역사공원으로 이전한다.

대전시는 국내 최초로 ‘모듈트레일러’를 사용해 철도보급창고 이전 작업을 실시한다고 19일 밝혔다.

대전역 동광장에 위치한 철도보급창고는 2005년 문화재로 등록됐다. 문화재 등록 당시에는 주변에 각종 창고 건물들이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모두 철거됐고, 인근이 모두 주차장으로 바뀌면서 섬처럼 홀로 남겨졌다.

철도보급창고 이전 논의는 2016년 대전역세권 동광장길 조성사업이 시작되면서 본격화됐다. 이전이 결정된 이후 시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해체 후 이전 복원’ 방식 대신 건축물을 직접 들어서 그대로 옮기는 전체 이동 기술 공법을 택했다.

이 공법은 문화재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해체에 따른 부재 교체와 보존처리, 보관 비용 등 경제적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 관계자는 “문화유산은 현장보존이 원칙이지만 철도보급창고는 이미 주변 경관이 크게 훼손됐다”며 “등록문화재는 보존뿐 아니라 활용도 중시한다. 조금 더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신안2역사공원으로의 이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철도보급창고 모듈트레일러 이전 시뮬레이션 장면. 대전시 제공

모듈트레일러를 사용하면 건물을 해체할 필요 없이 직접 들어 옮길 수 있다. 철도보급창고는 자동으로 수평을 잡아주는 모듈 트레일러 12대에 실려 약 600m를 이동한 뒤 새로운 자리에 안착될 예정이다.

창고 건물은 이전을 위한 보수·보강 작업을 대부분 마친 상태이며 이전이 예정된 공원 부지 내 기초 작업도 완료됐다. 이동 동선에 있는 장애물에 대한 조치, 최종 디지털 시뮬레이션 등의 절차가 끝나면 이전이 시작된다.

시는 철도보급창고 이전의 기술적 검토를 위한 세미나를 20일 대전전통나래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세미나는 그동안 금기였던 건축문화유산의 이전이 새로운 보존방식이 될 수 있는지 살펴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개발이냐 보존이냐’라는 오랜 갈등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