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에 ‘골프 우영우’로 불리는 선수가 있다.
자폐성 발달장애를 극복하고 KPGA 정회원에 합격, 투어 활동을 하고 있는 이승민(26·하나금융그룹)이다. 이승민은 올 시즌 상반기 리랭킹 포인트 83.75포인트를 획득해 리랭킹 순위 39위로 지난주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에 개인 통산 첫 자력 출전에 성공했다.
그는 첫날 4언더파로 선전을 펼쳤다. 하지만 악천후로 대회가 파행 운영돼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는 바람에 2라운드서 2타를 잃어 컷 기준타수에 1타가 모자라 컷 통과에는 실패했다.
그런 그가 개인 통산 두 번째로 자력 출전한다. 오는 21일 부터 나흘간 경북 칠곡군 파미힐스CC 동코스( 파71·7194야드)에서 열리는 KPGA코리안투어 iMBank 오픈(총상금 5억 원)에서다.
지난해까지 DGB금융그룹 오픈으로 열렸던 이 대회에는 이승민을 비롯해 총 132명의 선수가 출전,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민은 올 시즌 10개 대회 출전해 골프존 오픈 in 제주와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서 컷 통과에 성공했다. 특히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서 공동 37위에 올라 개인 최고 성적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승민의 코치 겸 캐디인 윤슬기씨는 “비거리가 늘어 현재 300야드 정도 나간다. 그러면서 파5홀 투온 공략도 가능해졌다”면서 “자폐성 발달장애 특징이 소근육이 약하다. 그래서 그립이 약했는데 꾸준한 운동으로 그걸 보완해 거리가 늘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초청으로 나갈 때는 ‘잘쳐야 한다’는 부담이 컸지만 자력으로 출전하게 되면서 그런 부담이 덜해서인지 라운드를 즐기는 모습이 역력하다”라며 “지난주 대회는 13번 홀에서 페어웨이로 잘 간 볼이 박혀 찾지 못한 바람에 로스트 처리돼 1타 차로 컷 통과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서는 컷 통과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승민의 각오를 전했다.
‘디펜딩 챔피언’ 문도엽(32·DB손해보험)은 대회 2연패를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작년 대회서 연장 승부 끝에 김한별(27·SK텔레콤)을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문도엽은 “올해도 갤러리의 뜨거운 응원을 기대한다. 많은 팬 분들께서 대회장을 찾아 주신다면 선수들은 최고의 모습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친 김한별은 ‘2전3기’에 도전한다. 김한별은 2021년 대회에는 박상현(40·동아제약), 작년에는 문도엽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김한별은 “올해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 두 차례 준우승 아쉬움을 떨쳐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대회는 우승 상금은 1억 원이지만 일반 대회와 마찬가지로 제네시스 포인트 1000포인트, 준우승자에게는 600포인트가 주어진다.
따라서 대회 결과에 따라 제네시스 순위가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1위는 고군택(24·대보건설)이다. 시즌 3승을 거두고 있는 고군택은 ‘전설’ 최상호 이후 31년만에 한 시즌 4승에 도전한다.
제네시스 포인트 2~5위는 이재경(24·CJ), 이정환(32·속초아이), 강경남(40·대선주조), 함정우(28·하나금융그룹) 순이다. 1~5위 간 포인트 차이는 500점 안팎이어서 대회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